나의 이야기

결혼 기념일.

짬스탑 2009. 12. 3. 14:07

 

                                     저의 결혼 사진입니다.

                      사진관 예식장이라고 예식장 허가에 그냥사진관이죠....

 

 

어느덧 달력은 벌써 달랑 한장을 남겨놓고 파르르 떨고 있습니다.

새달력을 받아올때가 얼마안된것같은데 벌써 달랑 한장이라니...

 

과연 내가 올한해 한살을 더 먹어가면서 뭘했나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올해는 아들이 결혼을 하게되는 해로 아들의 혼사가 제일 큰일이었습니다.

 

여름에 상견례한다고 사돈만나러 가는자리에 두꺼운 가을 양복을 입을수가 없어서

며느리덕택에 정장하복을 한벌 건지게 되었으니 이보다 재수 좋을수 없는일이었고..

 

얼굴에 온화한 성품의 사돈과 마음이 넓으실것같은 안사돈을 만나서 인연을 맺게되는것

또한 큰 재산을 얻은것같습니다.

 

비록 먹고 사는것은 누구나 살지만 살아가는것도 ..

그 질의 차이로 같은 고등어를 사먹어도 있는 사람들은 크고 물좋고 비싼놈을 먹는것이고 ,,,

우리 같은 밑의 하층서민들은 작은 고등어 조금 덜 싱싱한놈으로 소금 많이 쳐서 짜게 해서

여러식구가 비린내를 맡아가면서 먹으며 온식구가 즐거워 할수있다는 그 차이겠지요..

 

일단 아들의 혼사가 약 한달 보름도 안 남았습니다.

내년 1월17일오후2시에 범일동 현대백화점앞의 누리엔 혼례예식 백화점이라는 장소를

벌써 약 두달전에 잡았던것으로 기억합니다.

 

한번도 정식혼례경험이 없던 우리들은 더운여름에 예식장 예약한다고 무지 예를 먹었습니다.

저와 집사람은 약 10년 넘어 살면서 이번에 장가가는 우리 아들 초등학교 6학년때 결혼했지요..

살면서 결혼하는것고 참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것도 옆집의 아주머니가 성화를 부려서 예식장도 싸고 저렴한 사진관 예식장으로 정했습니다.

일단 우리의 형편에 맞아야겠기에 말입니다.

 

남들같이 돈이라도 좀 있고 하면 아무 예식장에 날 잡아하겠지만.

 

지금은 예식장을 하는지 하지않는지 잘모르겠습니다만 ..

충무동파출소위에 송도 윗길 초입에 있는 한전 뒷골목의 사진관 예식장에서

저를 아시는 지인 몇분과 장인 어르신이 살아계실때라서 장인장모님하고

처가네 식구들을 모시고 그래도 간단히 사진은 찍고 결혼했습니다.

 

여자분들은 일생에 한번 있는 결혼식에서 여건만 주어진다면 더 아름답고 예쁘고

혼수와 패물도 많이 하고 싶겠지만 그 당시 어려운 우리살림에 결혼 식하는데 비용만

그 당시 돈으로 약 100여만원이 넘게들었습니다.

 

남들은 돈백만원 그게 뭐 별거야고 하시겠지만 그 당시 우리 살림에는 아주 큰돈이었습니다.

다른분들이 부조금을 조금 보태면 된다고 말씀 하셔서 좀 겁은 났지만 한번 해보기로 한것입니다.

 

부조금이라야 몇분오시지 않아서 미미했고 그리 보탬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1991년 오늘이 12월5일이 우리 부부의 18주년 결혼기념일이 되는날입니다.

 

장인 어르신이 벌이가 없던시절이고 지금은 부천에서 변호사하는 장남은

그 당시에 아마 군복무를 마치고 삼성반도체에 근무했던것 같습니다.

 

그당시 처가네 집안도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는데 내가 그 집딸을 데려와서

고생만 시키다가 아이들을 낳고 몇년이 흘러서 하나는 걸리고 하나는 안고 갔더니

장인어른 좀 화가 풀어진뒤에 방문이라서 장인어른도 그제서야 어느정도 인정을 하고 나서

결혼식을 올리라고 명령이 떨어진것입니다.

 

결혼식이라야 우리집안이 거의없는상태라 부를 친척도 없고

단지 아는 사람과 직장동료 몇분이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예단비로는 장인이 없는돈에 1백만원주시면서

둘(부부)이 시계나 하나 사라고 하시면서 돈을 주셨습니다.

 

저는 그돈을 만류했지만 나이드신 장인께서 주시는것 결국 시계를 하나 사기로 했습니다.

시계가 필요한것은 아니였지만 장인께서 원하시는 일이라서 그냥 시계로 결정한것입니다.

 

그 당시 아남 카리타스라고 금장 도금을 한 시계였는데

아마 부부간에 예물 시계로 제법 가격이 있어서 약 30만원도 더 주고 구입한것같습니다.

 

 

                                    장인이 사주신 예물시계.

                             지금은 촌스럽지만..아남 카리타스 상표입니다.

 

한창 어렵고 못살던 시절이라서 결혼식은 나중에 돈벌어 천천히 하자고

집사람에게 말했지만 장인어른의 부추김으로 그래도 어른이 되는 형식만 갖추고 ,

 

엉터리 예식장이지만 사진으로 남는것은 다른 예식장과 똑같다는것을

옆집에 사시던 박선장님네아주머님이 적극권장하는바람에

얼떨결에 그냥 12월5일에 결혼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결혼 예복으로 양복을 부산 제일극장앞에 있던 삼성물산의 직매장에서

이브생 로랑의 명품 양복을 그당시 가격으로 세일해서

약 30만원 넘게 준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역시 명품이 비싸도 좋은것은 맞는것같습니다.

지금도 그 양복 새것과 진배없습니다.

 

왜냐면 일년에 양복을 몇번 입을 기회가 없어서 거의 옷장에 걸어두다시피하고

큰행사나 다른사람들 결혼이나 상가 갈때만 입었으니 지금도 거의 새옷입니다.

바지만 좀 닳아서 그렇지만 상의는 아직도 새옷입니다.

 

노동을 하다보니 정장을 입을 일이 없는 저에게는 양복이라는것이 거의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저도 며느리를 볼 나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런일과 또 다른 저의 레벨의 사람들과의 행사에 양복이 많이 필요하게되더라구요.

양복한벌로 30년을 입는다면 누가 곧이 듣겠습니까..

일단 올해 여름양복이 한벌 생겼고 또 한벌 생깁니다.

 

본의 아니게 아들혼사에 새양복이 날아옵니다..

이것 참 기분좋은 소식입니다..

 

내가 내돈으로 사서 입지만 양복이라는것이 이런 행사외에는 입는일이 없는일을 하다보니..

아무튼 올해는 옷복이 좀 있는해입니다.

옷복도 넘쳐납니다...

 

우리 집사람 그 당시에도 고생은 많이 해서 얼굴이 좀 안좋았지만

아들이 13살 시절에도 신부화장을 하니 아주 미인입니다..

 

 

                         안예쁜 신부는 없습니다..

 

그렇게 예뻤던 얼굴을 내가 데려다가 고생만 시키고

항상 딸기가 나는 철에는 내가 일하는데 일감이 거의 없는 바람에

해마다 딸기를 보고 입맛만 다시고 눈으로만 맛보고 살았다는것에

정말 남편으로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한해 두해도 아니고 근 십수십년을 그렇게 살았습니다.

정말 어찌어찌해서 안쓰고 안먹고 돈을 모아서 조그만 집을 장만하고

또 키워가고 또 아껴서 키우고 그렇게 살다보니 ...

 

우리집사람도 이제 딸기를 보는것만으로도 사치인줄 알았다고 합니다.

이제는 해마다 재작년부터 딸기정도는 제가 먹을 만큼 사서먹습니다.

 

우리집도 어느정도 이제 자리를 잡았기에 말입니다.

정말 서러운 시절도 많았고 돈때문에 힘든 시절이 많았습니다.

 

이제는 이 모든 우리집 살림이 우리집사람의 손에서 고생한것의 결과이며

내가 고생시켜서 미안한 마음을 항상 가지고 살아가게합니다.

이제 오늘 결혼 18주년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함께산날은 31년이지만 정식혼례를 올리고 산지가 말입니다.

이제 한달 있으면 우리집에도 정식 혼례가 하나 이루어집니다..

 

남들에게 뒤지지않을만큼의 그런 자리가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들은 좀 어렵웠던 시절에 약소하게 예식을 올렸지만

우리 아들네만은 좀 부모로서의 체면도 차리고 남들에게 뒤지지않을 예식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뭐, 엄청난것은 아니구요..

남들이 하는 만큼만 했으면 남들에게 끌리지 아니할만큼의 결혼식이 되었으면 하는바램입니다.

결혼 기념일이라고 다른 여러곳에서 축하 문자는 들어오는데

정작 나는 집사람에게 해줄것이 없습니다.

 

그냥 애나 덜 썩이고 돈만 많이 벌어다주는 그런 착한 가장이 되어야겠는데

그런 바램을 못채워주는 저의 무능력함에 항상 미안한 마음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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