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72시간...(2)

짬스탑 2009. 11. 22. 17:08

 

저와 함께 3일간 같이 동행했던 KBS VJ입니다.


일단 아들의 취침으로 끊어진 이야기를 다시 이어야 겠습니다.
부산 감천항에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끼고 선박에 하역작업을 하면서 
그로  인해서 여러 사람이 먹고 사는 삶을 조명하고 이런 인생도 있다는것을 
조명하는 프로 kbs방송에 72시간이라는 프로가 있습니다.
이 방송은 밀착취재형식의 다큐멘터리로 여러가지 소재를 다루는데 이번에는 
저의 블로그에 소개된 감천부두의 노동자들과 외국선원과 그부두로 인해서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을 생동감있게 소개하는 프로입니다.
얼마전에 부산의 산복도로와 서울의 인쇄골목의 쇠락을 방송하였고 
올레길 소개와 양재동 화물터미널의 72시간을 찍어서 방송했고 
그 트럭을 따라서 장거리운행에 동행취재도 했다고 합니다.
일단 첫째날은 나를 못만나고 둘째날은 나와 인터뷰가 있고 오전내내 
저를 VJ가 따라다니면서 내가 일하는 모습과 추워서 덜덜 떨어가면서 
일하는 모습을 촬영했습니다.
이 촬영을 하는데 우리 소장은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내가 인터뷰 도중에 이상한 우리네 운송업무와 관련된일이라도 말이 나올지 
전전긍긍하면서 VJ가 따라다닌다고 화를 냅니다.
나는 하나도 이상할께 없는데 말입니다.
이제 저와 이틀째 되는날에는 오전에는 다른분야를 찍고서 오후에 우리 화물
주차장에와서 내가 대기실에 대기중인모습을 찍겠다고 합니다.
우리네 주차장에는 약 20명의 차주겸 기사들이 일이 나오기전에 쉬는 대기실로 
조건이 좀 열악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안식처로 생각하면서 쉬는공간입니다.
기사겸 차주들이 모이면 아침부터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일상적인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세계 교통 날씨까지 모든것을 두루 이야기하는 대화의 장으로 
모든 이야기의 이슈가 다 논의 되고 자기 주장을 하면서 자기의 잣대로 토론도 하고 ..
장기도 두고 바둑도 두고 고스톱도 치면서 점심때는 밥집(식당)이 멀으니 
라면을 가져와서 까스버너에 라면도 끓여서 함께 먹기도 하는그런 장소입니다.
이 VJ가 들어와서 나를 찍으면서 이 모든 기사들이 남들에게 보이기 싫은모습
화물차기사의 살아가는과정을 적나라하게 다 찍어갑니다.
라면을 끓이는데 여러명이 달라붙어서 먹고 즐겁게 이야기하고 하는모습을 말입니다.
우리기사님들중에 일부는 이런모습을 찍었다고 화를 내는분도 있고 있는그대로를 
보여주는것이 나쁠것도 없다고 이야기하시는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찍어갔으니 다시 물릴수도 없습니다.
다큐멘터리이니 있는그대로를 찍어가는겁니다.
나에게는 언제 어떻게 어려운시절을 지냈는가를 물어봅니다.
지금은 내가 은행에 빚도 한푼없고 그럭저럭 행복하게 살고있지만 
일감이 늘 없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습니다.
노후준비는 되었는지 물어봅니다.
노후는 생각해본적도 없고 그런 경제적인 능력이 부족합니다.
지금 필요한것은 오로지 일감입니다.

앞으로의 소원이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소원이라야 큰것은 없고 80년도 당시에는 일이 많아서 기사들이 힘이들어서 
제발 비가 와서 하루 작업이 취소되어서 좀 쉬면 좋았던 
그런시절이 다시 왔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코피가 날만큼 일을 해보는게 소원이라고요.
지금의 트럭운송업은 한달에 순수익 150만원도 못벌어갑니다.
이렇게 어려운해가 없었는데 점점 더 사업이 어려워갑니다.
이제는 공장의 노동자 수입만도 못한 트럭운영사업자가 된것입니다.
이게 감천부두에서 일하고 있는 트럭 자영업자의 현실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집사람이 딸기를 참 많이 좋아하는데 내가 예전에 어려운시절에 
꼭 딸기 나는철에 일감이 없어서 늘 딸기를 눈으로 보기만 하고 딸기를 못사준것이 
그렇게 서럽고 억울하고 그래서 옛날에 딸기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날려고 합니다.
지금 이만큼 사는것도 다 집사람의 노력의 결실로 안먹고 안입고 안쓰고 
부지런히 모아서 아들집과 제집을 장만하게된것이라고요..
순수하게 노동만 해서 모아서 적금넣어서 집을 장만한다는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렇게 살아보지않으신분들은 모릅니다.
그런데 VJ분이 자꾸 어려운시절에 딸기 이야기를 꺼내니 
옛일을 생각나서 제눈에서 눈물이 흐를려고해서 혼이 났습니다.
그래도 방송에 눈물을 보일수가 없기에 억지로 참았는데도 화장지로 눈을 축였습니다.
지금의 우리집이 있기 까지 모두가 집사람의 공입니다.
얼마 안있으면 우리 아들이 내년11월17일날 장가를 갑니다.
아들이 집을 자기이름으로 장만해서 장가를 가니 얼마나 기쁜일입니까....
며느리도 곧 들어올것이고 나의 인생에 복을 많이 받게 되는것이지요.
더 바랄소원이 뭐있겠습니까..
그리고는 제가 자료를 미리 준비해두었던 사진이 우리집 컴에 있기에 
그것을 가지러 작가와 VJ가 우리집을 방문합니다.
집사람이 일을 가는바람에 집이 엉망이었는데 친구가 또 올라오고 해서 
같이 자료를 챙겨서 주차장으로 다시 갔습니다.
자료가 내 블로그에 있었는데 그것을 복사해갔습니다.
그 자료를 내 차에 있는 컴퓨터에 입력시키고  작은차에 있는 컴을 다시 큰차로 옮겨서 
컴을 하면서 큰 화물차를 운행하는 장면과 그 컴으로 MP3를 듣고 있는 모습을 
좀 찍겠다고 해서 포즈를 잡아주고는 촬영을 일단 마쳤습니다.
그리고는 아직 점심을 못먹었다기에 내가 장군성이라는 갈비탕 아주 잘하는 
식당에 모시고 가서 한그릇 살려니 자기네가 법인 카드로 결제를 해버리는군요.
어느덧 해는 지고 VJ는 내일은 엔딩 장면 일하러 가면서 짐실고 떠나면서 
손흔들고 인사하고 가는 엔딩 장면만 찍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에 정말 나를 다시 찾아왔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일하러 가는차에 또 올라타고 마지막 장면을 찍으러 갔습니다.
작업장에 도착해서 마지막 인터뷰를 하고 소원을 물어봅니다.
어제 소원사항 찍은것이 조금 약했던가봅니다.
그것을 찍고 있는데 우리 소장 또 나타나서 일하는데 방해 되게 VJ가 나타났다고 
화를 내면서 성질을 부립니다. 내가 겸연쩍게 말입니다.
일단 짐을 싣는 장면과 일하는 모습을 다 찍습니다.
그리고는 내가 짐 다실고 출발하면서 손흔들고 떠나는 장면을 끝으로 모든 촬영을 마칩니다.
나는 그동안 다른일 한다고 정신없이 돌아다니는데 두바리 짐 싣는데 VJ로 부터 전화가 옵니다.
어디에 있는냐고 물어옵니다.
아까는 대기실에 있을적에 전화가 왔었는데 이제는 두바리째 짐을 실고 있었기에 
일하고 있다고 하니 내가 대기실에 있으면 만나보고 갈것인데 ...
지금 서울로 올라가기에 못만나보고 간다면서 촬영에 큰 도움을 주어서 
기념으로 KBS로고가 찍힌 벽시계를 하나 제 작은차에 실어놓겠다고 
고맙다고 전화로 이야기 하고 서울로 올라간다고 합니다.
3일간 72시간 다큐멘터리 촬영한다고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제가 무슨 방송꺼리나 되겠습니까 만은...
그래도 할줄 모르는 컴퓨터라도 이 나이에하고 우리 아들덕에 이정도 블로그 운영을 하니  
그리고 주위의 친구들이 블로그를 하면서 서로 많이 배우고 해서 재미있게 살아갑니다.
문교부 혜택이 짧은 책가방이지만  사회에서 도움이 되고 내가 있음에 수산물이 
서울사람들의 그리고 전국의 밥상에도 올라가게되니 이것 또한 보람으로 알고 살아갑니다.
함께 취재해주신 VJ와 작가에게 감사드리고 별로 보여줄것도 없는 나를 찍어갔으니 
대단히 고맙게 생각하고 또 이 방송이 나가면 어떻게 나를 다른분들이 봐줄까 걱정이 앞서고요.
전국방송을 타게되면 나의 몸가짐에도 조심해야 하니 더 걱정됩니다.
나를 알아보게되면 내가 더 피곤해지고 불편해질까 걱정입니다.
괜한 걱정인지 몰라도 .....

코피가 터지도록 열심히 일 하고 노후준비자금도 저축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편히쉬게되는것이 
내 작은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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