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는데 참 묘한맛이 있습니다. 세상이 하루가 변하는 IT시대라고는 하지만 저멀리 태평양 건너서 생면부지의 사람과 인터넷이라는 통신수단으로 근 몇년 교류가있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모르고 그냥 블로그나하면서 관심사나 댓글로 주고받는 그런사이였습니다. 그런가운데 시간도 흐르고 서로를 조금씩 알아갈때즈음에 이분이 갑자기 잠수를 하셨습니다. 우리말로 잠수란 갑자기 온라인상에서 자취를 감추었다는 이야기이지요. 근데말입니다.
집을 나간 개도 한이틀 안돌아오면 걱정을 하는데 하물며
그것도 저멀리 물건너서 낮설은 타국에서 조금씩 소식을 전해주시분이 어느날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니 몹시 신경이 쓰였습니다. 이분은 사진작가업과 미국내에서 관강가이드일을 병행하시는분인걸로 아는데 더구나 얼마전에 고혈압으로 갑자기 쓰러지셔서 병원신세를 지셨다고 했는데 나이가 근60이 다 되어가면 몸의 모든 기능이 저하가 시작되기에 회복이 힘드시기에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고 하니 엄청나게 걱정이 밀려오는것이었습니다. 내가 아는 이분은 통영, 예전에 충무가 고향이고 그리고 어린시절에 내고향 좌천동에 사신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더구나 부친께서 이북사람으로 우리 아버지의 고향 밑동네에서 사신것으로 알고있는데 저와 유사한점이 많았던 분으로 더 정감이 가는분이었습니다. 미국사시면서 어릴때의 좌천동 기억이 평생 가니 다음에 한국들어가서 부산가면 꼭 좌천동 자개골목앞의 동굴주점에서 막거리 한잔하면서 회포를 풀자고했습니다. 그랬던 분인데 소식이 끊어졌으니 걱정이 많아졌습니다. 내가 살던 좌천동은 자개골목앞에는 원래 절벽이었는데... 일제시대에 일본사람들이 방공호용으로 암반으로된 바위에 굴을 파고 그곳에서 공습도 피하고 귀중한 물자를 보관하고 했던 곳이라고합니다. 어느덧 해방이 되고 그곳에 사람이 거주하다가 그곳이 간이포장마차형식의 주점이 되더니 내가 한10살때는 아주 동굴주점이 있었던것으로 정확하게기억합니다. 그런 동굴주점이 무려 한10개정도 되었는데 이제는 거의다 없어지고 저 윗동네 범일동 보림극장 근처에 하나 남은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원래 이 동굴은 방공호로 바닷가에 바로 산밑에 자리잡고있었는데 .. 해방이후로 부산의 바다를 다 매립을 하면서 바닷가에있던 동굴들도 점차 산쪽의 마을로 속해버리게 된것입니다. 지금의 자성대와 중앙동 일대 그리고 부산역과 진역 그리고 남포동 이쪽이 해방전에는 모두 바다였는데 해방이후에 내가 어려서 모르던 시기에 다 매립이 되어서 이제는 바다가 멀리 밀려나가고 모두 육지가 되었으니 그당시에 바닷가인 동굴집도 지금은 바로 큰길(주 간선도로 중앙로도 다 바다였습니다)뒷골목에 자리잡게되었지요. 이제는 오버브릿지앞 그 자개골목앞의 동굴집은 다 없어졌습니다. 그 동네에 예전 한10여전에 광개토건설이라고 아파트분양 사기사건으로 아파트 한채를 여러명에게 팔아서 그 돈을 분양사기쳐서 좌천동 재개발을 한다고 꿈만 부풀려놓고는 사기사건으로 모두 잡혀서 그곳에 아파트분양받으신분들은
사람잃고 돈 잃고 폐인이 되다시피한 사건이 벌여졌습니다. 그렇게 도시 재개발 아파트 분양 사기사건으로 얼룩진 좌천동 절벽밑에 드디어 다시 재개발이 바람을 타고 공사가 시작되어서 이번엔, 통영사람이 집장사를 해서 돈을 엄청나게 벌어모은 작은 재벌이 탄생했는데 그 당시는 아파트만 지으면 대박나던시절이라서 엄청난 이익을 본것으로 알고있는데 지금의 동원개발이라고하는 회사입니다.
아마 이 회사코스닥에도 상장되었을정도의 재력을 모은걸로 알고있습니다. 이 아파트를 지으면서 절벽밑의 동네를 쓸어버리고 그 앞에 있던 동굴 암반층도 모두 다 깨서 아파트 부지에 들어가버리는바람에 그 추억속의동굴주점이 사라졌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쉽기도하고 재개발이란 미명아래 무조건 밀어버리는 공사. 그런 이유로 한번 훼손된 유적은 영원히 우리곁을 떠나버립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보림극장 옆에 동굴길이가 한 40여m되는 "용꿈"이라는 주점이 하나 살아남아있다는겁니다. 옛날의 정취는 안살아나지만 아쉬운대로 분위기는 좀 납니다. 여름에 장마철이 지나다보니 위에서는 지하수가 흐르고 좀 수분이 많고 습도가 항상 높지만 그 속에는 항상 사시사철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어서 갑자기 들어가면 좀 덥지만 잠깐 앉아있으면 땀이 다 식는 그런곳입니다. 다음에 만나면 꼭 동굴집에서 막걸리 한잔하자고하던 그분 드디어 부산을 오신다고 했습니다. 부산역에서 마중을 밤에 좀 늦은 시간에 나가서 그곳으로 모시고 갔습니다. 술을 서로 생각보다는 못합니다. 그 분 역시고혈압이고 저역시 심장이 안좋은관계로 겨우 막걸리한되 시켜서 겨우 다 먹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일단 밤이 깊었으니 모시고 우리집으로 옵니다. 뭐, 여관이나 호텔같은 다른곳에서 묵을수도 있었겠지만 제가 사는 모습도 보고 그러는게 좋지싶어서 일단 우리집에서 주무시게했습니다. 다음날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나는 오후에 친목계가 있어서 오전까지만 접대를 했습니다. 마트가서 바지도 한벌 사고 근처 목욕탕에 가시는것까지 바래주고 오후에 모임이 끝나면 다시 만나기로 하고 저는 모임에 갔다가 그분은 다른 볼일보시고 그랬습니다. 오랜만에 한국에 나오신분이라서 제가 다 가이드를 해드려야 하는데 제가 모임이 있다보니 이런 실수를 범했습니다. 일단 6시넘어서 송도해수욕장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통영사시던분이라서 하모라고하는 갯장어 회를 좀 사들리려고하는데 극구 만류하시기에 그냥 다시 다대포 드라이브로 끝내고말았습니다. 오늘따라 다대포에 국제 락 훼스티발한다고 사람들이 많이 와서 주차할곳도 없기에 그냥 다시 친구네 장어구이집에서 간단히 소주한잔하기로 했는데 근처에 있던 친구도 부르고해서 그렇게 담소를 나누고는 온라인상의 만남이 정말 첫만남으로 회포를 풀고 이제 또 밤이 깊어져서 이분이 서울로 가셔야 합니다. 지하철역에서 아쉬운 작별을 하고 서로 나중에 다시보기를 기원하면서 온라인의 인연을 오프라인에서 뜻깊게 정을 나누었습니다... 이 다음에 다시 시간이 나면 또 볼수있기를 기원합니다. 건전하고 아름다운 만남이면 온라인이든지 오프라인이라든지 언제나 좋습니다. 요즘같이 세상이 흉흉해도 이런 좋은 만남은 언제나 있는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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