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독백.

2008. 12. 7. 09:40좋은시와그림.

이 글은 해찬솔님의 블로그에서 가져옵니다.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12월의 독백 - 오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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