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모정의고양이와 척추가 부러진 새끼고양이 .

짬스탑 2008. 8. 24.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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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과 검은 고양이
2008 Daniel's Digital Artworks (2181)

제가 일하는 원양부두란곳에서는 고양이를 자주 봅니다.
이곳이 전 대한민국의 원양수산물이 제일많은 물량이 왔다갔다 하는곳입니다.
그러다보니 고기 작업을 하다보면 고기가 깨어지고 낱마리나 바라가 풀어헤쳐져서 
그 고기가 땅에 제법 떨어지는곳입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간이 매점이나 간이식당의 짬반을 밖에다 내어놓아서 
고양이나 비둘기 같은 야생의 동물들이와서 더러 식사를 하기도 합니다.
오늘 부두에서 일어난일입니다..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에 해가 아주 중천에 있는 때일것입니다
아마 한2시가 넘었을것입니다.
평소같으면 사람이 보이는 기척만 있으면 뛰어서 도망을 가는 도둑고양이 이야기입니다.
그 순간에 저는 차위에서 명태를 실고 있는데 까만 고양이가 사람이 있는데도 
도망을 가지 않고 얌전히 기다리는것입니다.
원래 부두의 고양이는 거의가 도둑고양이라서 사람만 보면 도망을 가는데 
이 고양이는 유달리 사람이 곁에 있어도 꼼짝을 하지 않고 기다리는것이지요..
그 뒤 한참뒤에 검은색의 예쁜 고양이 새끼가 배를 땅에 붙이고 앞다리 두발로 기어오는데 
잠시오다가 쉬고 잠시오다가쉬고 그럽니다.
평소때 같으면 어미고양이가 새끼의 등을 물어서 이동을 시키는데 
오늘따라 많이 이상하게 보입니다.
나는 차위에 있고 해서 그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저 고양이는 왜 이리 배를 땅에 붙이고 기어서 오고 있는지를 물었더니 
가서 보더니만 척추가 부러진것같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하반신이 거의 마비된 새끼 고양이가 애처롭기만 합니다.
척추가 부려�는지 죽을 힘을 다 해서 그 뜨거운 아스팔트를 기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어미 고양이는 그 새끼가 자기있는곳에 올때 까지 사람이 있으나 마나 위험을 무릅쓰고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내가 뭘 , 어찌 해줬으면 좋으련만 하는생각뿐이지 해줄게 없습니다.
사람이나 고양이나 또는 다른 개나 짐승이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어미의 헌신적인 사랑은 정말 끝이 없음을 또 느끼게 하는장면입니다..
내가 보기엔 절대 회생 가능성이 없는 새끼 고양이인데 
그래도 그 어미는 자기 새끼의 안위만을 걱정하고 사람이 옆에 있어도 
그 새끼가 자기가 있는 이곳으로 길 건너오도록 유도를 하면서
앉아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평소때 같으면 도둑고양이는 사람을 무척 경계하면서 도망가기도 바쁩니다.
근데 이어미는 앞으로의 새끼의 운명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로지 
그 새끼가 안전하게 길을 넘어오기만 기다립니다.
어느덧 정말 죽을 힘을 다해서 앞발두발로 배를 깔고 기어서 새끼가 길을 건넜습니다..
그리고는 어미와 함께 부두의 사무동으로 쓰는 컨테이너 밑으로 
사라지면서 내 시야를 벗어났습니다.
나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어미는 앞으로 얼마나 힘든 고양이의 생을 살아야 할까 ..?..!
인간이라도 마찬가지이겠지...
그냥 내가 뛰어가서 그만 새끼고양이 목이라도 조아서 질식시켜 
안락사를 시켜줄까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고 지나갑니다..
참으로 서로 못할짓입니다..
어미 고양이는 이 힘든처치의 새끼가 회복되기를 기다리는것인지 
아니면 어차피 글럿다고 포기를 할것인지를 인지할 능력이 없을것입니다...
살아있는 생명은 이렇게 고귀한것입니다...
이게 만일 쥐라면 저도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을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와 가까이 생활하는 고양이이다보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그걸 보는 동안 어느덧 고기는 내차에 다 실어지고 그만 출발해야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결국 살아있는 생명은 신의 뜻이지 내 짧은 소견으로는 바라볼수밖에 없었다는것에 
많이 한심스러워합니다...
이런장면은 다른곳에서도 보게됩니다.
도시고속도로 입구에가면 예전의 쌍용해운의 냉동창고가 지금은 이름이 대빙고로 바뀌고 
5부두앞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곳은 제법 규모가 큰 냉동창고인데 그 곳에도 떨어진 고기만을 
주워먹고사는 고양이가 있었는데 그 고양이가 어느날 고기먹기에 바빠서 
승용차가 들어오는것을 미쳐 발견하지못하고 승용차 앞바퀴에 치어서 
머리뼈가 깨어지고 등뼈도 으게지고 꼬리도 박살이났습니다.
근데 마침 그 냉동창고에는 육고기를 검수하는 수의사가 상주하고 있었는데 
얼굴은 좀 못생겼지만 그래도 대학을 갓졸업한 여 수의사가 그 장면을 보게된것입니다.
너무 애처롭기도하고 자신의 전공이기도 하기에 약품도있고해서 
반쯤 죽은 그놈을 챙겨서 실험실에가서 살을 째고 뼈를 펴고 꼬리를 바루고 
등뼈도 발라서 수술을 해서 목숨을 건지게 되었습니다.
근데 이고양이가 죽을운이 아니었던지 수의사의 각별한 보살핌속에서 치료과정에 
영양제며 우유며 아주 기운차리는 음식을 많이 먹인덕에 이 고양이는 살아났습니다.
다만 그 댓가는 치렀습니다.
머리가 깨어지면서 한쪽 눈이 빠져버려서 애꾸는잭이 되어버린것입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는 먹이를 자기힘으로 챙겨먹을수가 없게 된것이지요.
그리하여 그날부터 경비아저씨가 그 고양이의 보호자가 되어서 수위실 근처에 
꼭 고양이밥을 챙겨서 줬습니다..
그랬더니 이고양이가 이젠 아주 몸이 튼튼해졌습니다.
다만 쥐를 잡지 못한다는것만 빼고는 천천히 다니면서 고양이로서의 
천수를 누릴것입니다..
아직도 5부두앞의 대빙고냉동창고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내가 본 이 고양이 새끼는 그런 수의사가 없기에 
내가 보긴엔 할수없는 운명에 놓여있습니다.
인간의 도움을 받게 하면좋겠지만 그 어미가 또 그만큼 괴로울것이고 
그 새끼 고양이를 돌봐줄만한 사람이 없다는것에 하늘에 운명을 맡기는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람역시 마찬가지일것입니다.
얼마전에 영월에 누워서 아무것도 할수 없는 아이를 몇년째키우는 엄마가 텔레비젼에 
나왔는데 보다가 너무 기가차서 채널을 돌려버렸습니다.
이런인생을 보면 저 역시 마음이 침울해져서 그런기분에 빨려드는것이 싫었기에
그만 다른방송을 보고말았습니다.
살아서 서로에게 고통을 주느니 차리리 죽을 힘만있어도 축복인데 
그것을 인지하는 능력이 없기에 더 슬픈것이지요..
끝없는 엄마의 희생은 엄마의 인생을 너무나 힘들게 그냥 조용히 사라져가는것도 
서로의 고통을 덜어주는것인데 이것을 우리가 마음대로 할수없다는것에 
많은 비애를 느끼게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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