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맞이 준비가 끝낸 자연은
가을을 잉태하느라 저마다의 숨가뿐 성장속에
침묵하는 듯 칠월의 문턱에서
고고함이 짙어갑니다
옥수수 수염 길게늘어진 밭이랑이에 서면
소슬대며 금새라도 갈바람이 불어올듯
옥수수의 자태가 계절보다 더 성숙해져 있네요
여름 콩밭의 콩잎들이 누렇게 계절의 감각은 잠시 잊어집니다
콩잎 따 삭혀서 여름나기 밑반찬 준비하는 흰수건 두른 아낙의 모습이 평화로워요
가지 오이 풋고추의 싱그러움이 찬물에 보리밥 말아먹던 시절이 못내 그립습니다
동네 우물가엔 점심때면 항아리에 물길러온 아낙들로 왁자하던 그때에는
집집마다 풋고추에 곰삭은 고추장 된장맛이 일품이였습니다
상추 몇잎에 풋고추 몇개이면 한끼 때우기에 손색없었지요
그시절 점심때 반찬은 온동네가 비슷했지 싶네요
내고향 칠월은 청포도 익어가는 계절...
이육사 시집을 들먹이며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의 이성을
그리게 하는 고운 추억담도 7월이였습니다
청포도 산딸기 옥수수가 널부러진 내 고향 7월은
우리네 마음속에 영원한 아름다운 강물로 이어지겠지요
중년이 되어 더 소중하고 그리운 것이
청포도 익어가는 내고향 칠월의 산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