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5일 5시10분에 제왕절개로 태어난 손녀입니다.
엊그제 글을 한자 써고 그날저녁인가 그다음날인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일을 한참하고있는데 갑자기 집사람으로부터 전화가왔습니다. 지금 며느리가 제왕절개로 수술하러들어갔다는겁니다. 아니, 어제 내가볼적에 이제 아이낳으러간다고 준비물만 챙기고 순산할거라고했는데 갑자기 이게 무슨소리인가싶습니다. 며느리도 이상이 없었고 일단 예정일을 다 채워서 그래도 하루가 지났으니 병원에서 오라고한것뿐인데 하루만에 병원가더니 배를 째서 아이를 낳았다고 하니 황당하고 난감하기 그지없습니다. 일단 저 역시 일하는중이고 집사람도 직장에서 전화를 했으니 아무리 빨라도 5시반은 되어야마치는데 누가 수술하는데 동의서를 써줬는지도 모르겠고 .. 일단 그리알고 작업을 다 마치고 병원으로 갑니다. 병원이 우리집에서는 그리멀지않은 한2km떨어진 괴정사거리에 있는데 예전에는 우리집근처에도 근처에 산부인과가 제법있었는데 요즘은 돈벌이가 안되어서 모두 미용성형으로 바뀌었고 또는 소아과로 다 바뀌고 산부인과는 전문과목이 아니고 부전문으로 다 바뀐겁니다. 근자에 들어서 아이들 교육문제라든지 결혼적령기 여성들이 모두들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낳기를 기피하다보니 산부인과가 먹고살기어려워서 다들 전공을 바꾼병원이 많습니다. 우리동네밑에도 산부인과가있기는하는데 지금은 진료만 해주고 출산은 다른 큰시설이 준비된병원으로 모두 환자를 보내는 그런시스템으로 바뀌었습니다. 근데 이게 무슨 황당한이야기인지 제발로 그냥 예정일이라서 입원하라고해서 갔는데 가자마자 바로 배를 째고 아이를 낳았다니 시아버지되는 저로서는 적잖은 충격입니다. 저야뭐, 의사도 아니고 평범한 그런 남자이지만 아이를 낳는것은 보통 평범해서 지금까지 이 세상이 오늘날까지 존재해오는 이치가 아닐까하고 생각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냥 우리어머니때도 그랬고 산부인과 없어도 집에서 물끓이고 가위준비하고 그렇게 쉽게 아야 아야하다가 그냉 응애응애하면 아이가 나오는것으로만 알았는데 ... 이 산부인과라는것이 저는 처음인지라 남자들이 가기도 머쓱합니다. 아직 이조시대의 티를 못벗어났나봅니다.. 나도 집에서 출생했고 우리집식구 형제가 5형제가 다 집에서 산파할머니가 아이를 받아서 출생했는데 우리 아들역시 우리어머니가 받았고 둘째인 딸도 출산을 쉽게했습니다. 일마치고 오니 배가 아프다고해서 나하고 살살걸어서 조산소까지 걸어가서 한30분만에 아기를 낳고 미역국먹고 한5시간가량 누워서 안정를 취하다가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냥 쉽게 출산했지요. 그러니 내가 산부인과에 대한 생각이 뭐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며느리는 의사가 예정일이 다되었는데 하루가 넘었으니 검사를 해보니 양수가 부족했다고 합니다. 아이가 나올때 양수보따리가 터지면서 미끌어져나오는것인데 원래 출산달이 되면 양수가 일반적으로 줄어든다고하는데 우리며느리는 체격도 적고 자궁이 적어서 아이도 많이 크지않고 하지만 양수가 부족으로 의사소견으로 난산이 예상된다고 ... 미리 제왕절개로 수술하자고 소견이 내려져서 보호자인 아들 직장에있는데 부르고 동의서 받고 4시반에 수술들어가서 5시10분에 체중이 2,860g되는 건강한 여자아이를 뱃속에서 꺼냈다고 합니다. 근데 금요일 저녁에 아이가 태어나면서 많은 효도를 했습니다. 그냥 순산을 하면 더 효도를 했겠지만 금요일저녁이니 그날은 병원에서 봐줄 보호자가 문제였는데 우리며느리어머니(안사돈)가오셔서 하루를 지켜주시게되었습니다. 솔직히 우리집안에 가족이 거의 없다보니 이런일로 간병인하나 챙기는것도 사람이없어서 아주 애를 먹습니다. 거기다가 모두가 직장인이다보니 각자 자기직장에서 몸빼기도 어려울것이고 산부인과에 간병은 남자들은 있으나 마나입니다. 전부 환자가 여성분들인데 남자가 있어와야 겨우 부축하는정도이지요. 패드라든지 뭐, 갈고 바꾸고 할려면 여자가 있어야 하는데 남자는 산부인과에는 그냥 있으나 마나한 존재입니다. 일단 아이를 보러갔는데 아이가 아직 눈을 안뜨고 계속자고만 있습니다. 요즘 아이를 안낳는 세태라지만 신생아실에 아기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금방나온아기가 머리숱이 얼마나많은지 까만머리카락이 정말인형같이 자고잇는 아기를 유리창넘어 보여줍니다. 일단 산모는 배를 째서 수술했기에 그냥 외과환자같이 먹는것도 못먹고 칼로 째서 배가 많이 아플것입니다.. 내가 맹장수술할때 마취만 하고 수술후 무통을 거부하고 얼마나 아픈지 경험해본다고 그냥 버텼는데 정말 많이 아프더군요.. 너무 아파서 허리가 굽어지지를 않았습니다. 며느리는 무통약을 식염수에 영양제와 같이 주사를 맞고 있어서 배는 고프지만 아픈기색은 덜합니다. 그러나 다른 맹장수술과 비슷해서 뱃속에 방귀가 나올때까지 아무것도 먹을수 없는것이 일반 산모와는 다른점이지요. 빨리 음식물도 섭취하고 기운을 차려야 모유생산도 되고 그러는데 아무것도 먹지못하니 그게 좀 아쉽기는 하고요. 출산회복도 배를 째나서 순산한 분들보다는 많이 더디게 되어있습니다. 아픈 며느리를 병실에 누워놓고 우리는 안사돈과 아들과 집사람 나까지 4명이 가서 오랜만에 만났다고 저녁식사를 불고기로 먹었는데 며느리한테는 좀 미안했습니다. 첫날밤은 안사돈이 하루당번으로 밤에 수고해주시고 ... 둘째날은 우리 집사람이 당번이 되었습니다. 며느리는 일단 몸은 풀었지만 이제 깨고 정신이 들고나니 제왕절개수술비를 걱정합니다. 뭐, 그냥 어찌되겠지 배째고 아이낳은 사람이 벌써 돈걱정입니다. 자기신랑이 돈못번다고 미리 걱정을 하는겁니다. 일반적인 월급쟁이들 다 그렇지요.,. 그래도 아픈몸으로 병원비 걱정하는모습을 보니 대견스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남자들은 아까 말했듯이 산부인과에 별로 할게 없어서 그냥 대기실앞에 있으니 꽃다발 가져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랑하는 친구 ㅇㅇ 득남을 축하합니다." 또는 "공주님 순산을 축하합니다. 시동생" 뭐, 이런식으로 재미있는 글을 적은 꽃바구니가 많이 오던데 나도 하나 해줄까하다가 .. 그냥 말었습니다. 어차피 병실에는 꽃이 못들어갑니다. 그걸 산모들 보라고 훈장과 상장같이 병실문입구에 꽃바구니가 쫙깔려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꽃바구니는 생략하고 일단 다른것을 찾아보기로했습니다. 일단 이번토요일도 일을 하니 일단 일마치고 집사람이 시킨대로 괴정시장에가서 산모용 미역을 한줄 사오라고 해서 갔더니 세상에 미역이 한 3천원이나 5천원정도 하는줄 알았는데 산모용미역은 종이를 예쁘게 포장해서 긴것 그대로 부수지않고 사용하는데 그 가격이 놀라웠습니다. 조금 품질이 낮다고하는것은 3만원 좋은것은 4만원씩 하더군요.. 어떤 다른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4자가 별로라서 3만5천원짜리 미역을 사왔습니다. 그리고 봉투에 수술한 부위가 좀 가라안고 나면 맛있는것 사먹으라고 배추닢30장을 담어서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집사람을 퇴근시켜서 또 이번주 수요일에 어떤 머슴아가 우리집에 인사온다고하니 같이 장보러가기위해서 말입니다. 일이 터질려니 연속상영입니다. 일단 엄궁야채가서 상추도 좀사고 일주일분 야쿠르트에 반찬도 사옵니다. 그리고는 바로병원에가서 며느리를 찾아보니 아들이 회사 출근도 못하고 머리가 헝클어져서 자기부인옆에 있습니다. 덩치큰 남자가 좁은 병원에만 있으려니 아주 몸살이 나는가봅니다. 오전에 자기장모 가시고 그때부터 수발을 들려니 병실에 여자들만 있는데 남자가 뭐 도와줄것도 없습니다. 그리 주리를 틀다가 자기 엄마가 오니 좀 반갑게 맞이합니다. 또 며느리는 남겨두고 우리끼리 저녁먹으러갔습니다. 며느리바람에 외식을 자주 하게되네요.. 며느리는 일단 뱃속의 까스가 나와야 음식물 섭취가 되니 어쩔도리가없습니다. 저녁 잘먹고 나는 집으로 와버려서 홀아비가 되었습니다. 근데요, 우리손녀가 나오자마자 어떤 효도를 했느냐면 ... 모두가 직장생활하는데 자리를 비울수 없는 관계로 금요일 저녁에 나오는 바람에 한 4일만 누가 수발해주면 며느리가 혼자서 움직을수있는데 첫날은 안사돈이 보시고 둘째날은 우리집사람이 보고 셋째날은 아들이 출산휴가를 하루 내서 보니 사흘이 순식간에 넘어갔으니 그 다음부터는 며느리가 다 알아서 할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주일뒤에는 산후조리원으로 그위에 올라가면되니 크게 신경안쓰고 손녀도 무리가 없고 잘 돌아갈수있으니 얼마나 도와주는겁니까.. 제가 가족이 많이 없다보니 이런일이 생기면 아주 난감합니다. 이번에 날짜도 음력29일로 손이 없는날이고 재수도 좋은날에 태어났으니 복많이 받을것같습니다.. 이글을 읽어주시는분들은 예쁜 이름이나 하나 추천해주시길 바랄께요... 요즘은 뭐, 학렬이나 돌림자를 굳이 따지지않고 짓는다니 얼마나좋습니까.. 작명소에 철학원에 작명비가 약30만원가량 한다고 합니다.. 자는 모습이 참 예쁘고 정숙합니다.. 내 피붙이라서 그런지 더 귀엽고 인형같이 생긴것같습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혼사에 문제가되는 주택문제. (0) | 2010.11.19 |
---|---|
인생은 연속상영. (0) | 2010.11.13 |
이른아침의 소동. (0) | 2010.10.22 |
우리나라 사람들의 김치사랑. (0) | 2010.10.01 |
작은 행복. (0) | 2010.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