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을 훌쩍 넘기면 .

2010. 3. 15. 21:27좋은시와그림.


중년을 훌쩍 넘기면 
새로운 것보다는 
오래된 걸 좋아하고 
반짝이는 아름다움보다는 
은근한 매력을 더 좋아하며 
화려한 외출보다는 
오래 남을 푸근한 외출을 꿈꿉니다 
화가나면 고래고래 소리 지르기보다는 
조용한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으로 화를 달래고 
정열적인 키스보다는 
이마 위에 작은 입맞춤을 더 좋아합니다 
반짝이는 스포츠카보다는 
오래 된 고물차라도 평안함에 감사를 하고 
색깔 진한 사랑보다는 항상 챙겨주는 
은근한 친구의 눈 웃음을 그리워하며 
바보 같이 우울할 때면 
그 친구의 눈웃음이 그리워 전화를 합니다 
눈만 뜨면 만나지 못해도 늘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지 확인하기 좋아하고 
늘 사랑한다 좋아한다는 말은 못해도 
그것이 사랑이라는 걸 우리는 압니다 
우울한 날은 
괜스레이 차 한잔 나누고 싶어하며 
할 이야기도 별로 없으면서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합니다 
말 없는 차 한잔에서도 
좋아하는건지 사랑하는건지 읽을 수 있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물어 볼 수도 있고 
물어 보지 않을 수도 있으며 
모르는 척 그냥 넘어 갈 수도 있으며 
아는 척 하고 달랠 줄도 압니다 
참을 줄도 알고 숨길 줄도 알며 
모든 것들을 알면서 
은근히 숨겨줄 줄도 압니다 
중년을 훌쩍 넘기면 
이런 것들을 더욱 그리워합니다 
- 좋은 생각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