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심심찮게 태풍이 올라옵니다. 첫번째 태풍은 사라지고나서도 얼마나 더웠는지... 이번에 9호태풍은 그냥 조용히 맛보기만 보여주고 살그머니 물러가면서 더위를 실어가는것같습니다. 오늘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송도바닷가가 내려다보이는 종합병원에서 하늘에 태풍때문에 빨리 흘러가는 검은 구름을 쳐다보면서 진료대기실에 앉아서 하염없이 밖을 내다보고있습니다. 이제 내가 심장때문에 이 병원을 다닌지도 어언9년차에 접어듭니다. 처음 입원했을적에는 병원만 나가면 더 조심하고 잘 살거라고 다짐을 했는데 병실에 나와서 다시 현실에 접어드니 그게 마음같이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일주일마다 병원을 가고 그리고 2달을 그렇게 다니고 한달후부터 한달에 한번씩 검진을 다니기를 근 5년 그렇게 다녔습니다. 어느순간인가부터는 이제는 2달에 한번씩 오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올부터는 3달에 한번씩 병원검진을 갑니다. 이제 많이 좋아졌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심장병은 약물치료로서는 더 좋아지지는 않고 더나빠지지않는정도만 되어도 거의 치료가 잘된것으로 본다고 합니다. 내가 의사말 잘 따르고 지시하는대로 잘 지키니 이런활동을 할수있는정도가 되었지요. 그냥 내 마음대로 술마시고 했으면 벌써 이세상에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상태를 잘 지키는것만도 복많이 받은겁니다.. 태풍바람에 배들이 다 피항을 해서 작업이 없는날입니다. 아침에 집사람을 출근시켜주는 서비스를 하면서 나도 병원으로 곧장달려갑니다. 종합병원이라는곳이 원체 사람이 많이오고 특히 예전이면 다 죽었어야할사람들이 심장냇과에 아주 바글바글합니다. 세월이 좋아져서 수술도 잘되고 시설도 좋고 약물도 좋아져서 염라대왕이 호출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저승을 못가게 살려놓고 살려놓고 합니다.. 더구나 치료약까지 좋아져서 웬만해서는 잘 안죽습니다. 오늘 병원도착하자마자 피부터 뽑으러 가야합니다. 심장병환자는 피의 농도가 병의 원인의 관건이라서 모든결과를 혈액농도를 보고 약을 처방하기때문입니다. 그런데 병원가면 일단 돈부터 내라고 합니다. 검사하고 나중에 처방전 받을때 돈을 받으면 되겠더만 돈 떼먹고 도망가는놈을 봤는지 일단 병원에 들어오면 무조건 수납부터 하라고 합니다. 혈액검사료와 심전도 검사비입니다. 요즘 내가 다니는 병원 리모델링수리를 자주해서 혈액채취실이 자주 옮겨다녀서 이 병원에 몇년을 다녔어도 3달에 한번오는 나도 헤맵니다. 일단 채혈을 하고나면 바로 지하에있는 심전도실에가서 줄을 서야합니다. 이 심전도실은 항상 시간이 되어야만 시작하는관계로 아직 문을 열지않아서 많은사람들이 문밖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심전도를 찍고나와서 내 순번표를 담당교수챠트에 내밀면 아침에 이리 일찍왔는데도 순번이 6번입니다. 이것이 종합병원의 문제입니다. 기다리기는 한두시간 기다리는데 의사를 만나면 3분이 고작인것이 말입니다. 왜 이리 많이 기다려야하는지 저 역시 자주와도 알길이 없습니다. 오늘 아주 이상한일이 벌어졌습니다. 원래 진료시간이 9시반부터 진료를 시작하는데 담당교수는 항상 그 시간대에 회진을 돌고 내려옵니다.
오늘은 10시가 넘어도 교수는 모습이 보이질않습니다. 무슨일이 있나 생각합니다. 갑자기 응급환자가 들어왔나 생각하면서 진료대기자 수십명이 담당교수 들어올때까지 모두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있습니다. 드디어 10시10분을 좀 넘기니 목에 청진기를 걸고 담당교수인 의사가 나타났습니다. 키가 작은 짜리몽땅한 심장의학박사입니다. 이 의사 미국에 교환교수로 유명한 미국의 병원에서 심장학을 공부하고와서 꽤나 명성을 날리면서 이 병원의 간판급 스타 의사인 그런분입니다.. 나이는 저 보다 어리지만 꽤 실력이 있다고 한강이남에서는 제법알아준다고 하는분이지요. 이분이 진료실에 들어온지가 한이십분 되었는데 진료실에서 큰소리가 나고 고함소리가 문을 넘어 마구 넘어나옵니다. 우리는 듣기싫어도 자연히 그 소리를 고스란히 다듣게됩니다. 그때 까지도 진찰받으러 오신분들도 영문을 모르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진료오신분들은 자기 이름만 불러주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창넘어 나오는 소리가 아마 젊은 심장병 환자를 수술하다가 수술이 잘못되어서 의사측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했으나 결국 돌아올수 없 요단강을 건너가버렸기에 의료사고가 되어서 사망한 유족들이 모두 몰려와서 진료실이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물론 돌아가신분유족들입장에서 보면 병원에서 수술이 무성의 했고 잘못했기에 사망사고가 일어났다는이야기이고 의사측과 병원측은 할만큼 했다는 이야기인데 결국 일방적으로 의사가 잘못했다는 이야기가 방넘어 나온것을 모든 진료대기자가 다 듣고 있습니다. 어느덧 1시간이 넘어도 그얘기가 그얘기입니다. 이것은 여기서는 답이 있을수가 없습니다. 어느 의사가 환자를 일부러 죽일려고 하겠습니까만은 ... 유족측에서는 안죽어도 될사람을 너무 억울하게 젊은 42살의 억울한 죽음이 전적으로 병원에 있다고 아주 언성을 높이고 어떤 결과를 요구 하는것같은데.. 글쎄요., 제가 보기엔 서로간에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로 환자가 건강했으면 심장병때문에 이병원에 오지 않았을것이고 둘째로 멀쩡한 환자를 의사들이 미쳤다고 가슴을 열고 수술을 했겠으며 .. 셋째로는 서로가 이 수술에 의의가 없고 책임의 한계를 따지지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수술을 했는데 이것이 안죽으면 그저그렇게 넘어가는데 ...... 그만 불의의 객이 되었으니.... 안타까운일입니다.... 나도 그것만 쳐다보고 앉아있을수도 없고 하니 병원에서도 누군가 나서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진료대기자에게 다른 방도를 내려주면 좋겠지만 그 누구도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는지라.. 너무 오래기다리게되자 일부의 진료자들이 그냥 처방만 받아서 약만 타가기를 원하면서 그 담당교수의 밑에 있는 전공의가 있는 일반 냇과로 가서 처방만 받기로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결국의사를 만나보지도 못하고 비싼돈들여서 검사해놓고 특진신청한것이 모두 날아가버렸습니다. 저역시 결국 2시간을 기다리다가 처방만 받고 그냥 나와야했습니다. 종합병원이라는곳이 사람도 많이 오고 의료사고도 많고 여러가지 문제도 많습니다. 결국 처방만 받는데도 온돈을 다 줘야 합니다. 나는 특진을 안받았는데 왜 특진비를 다받느냐고 따졌더니 특진비는 빼준다고 합니다. 정말 뺀것인지 안뺀것인줄도 모르겠고 그냥 신용카드 주면 도장만 쾅 찍어서 줍니다. 역시 사람보다는 돈이 우선하는것을 여기 병원에서도 느낍니다... 병원역시 돈이 있어야 의사 급료도 주고 장비도 사고 해서 돌아가겠지만 이런 의료사고에 서로가 무성의로 대화를 안하고 그냥 어물쩡 넘어가려는게 문제있어보입니다. 의사님들도 수고가 많지만 환자역시 환자의 권리를 찾아서 알아볼것은 알아보고 물어몰것은 물어보고해야합니다. 아프면 우리를 낫게 해주고 치료해서 다시 살수있는 생명을 주는분도 의사이고 많은사람들에게 봉사하는것도 의사입니다. 이런힘든과정도 있겠지만 의사님들이 안하시면 누가 하겠습니까.. 서로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는 세상에 의사직업만큼 고귀한것도 드문니다.. 그러나 환자 한분 한분에게 성심성의것 자기가족같이 살펴드려야할것입니다. 집도의는 교수이었고 옆의 도와주는 배우는 의사선생들도 그 진료실밖에 와서 인상이 찌그러져서 있더만요.. 서로가 가슴아픈일입니다. 나는 그냥 약이나 타고 그렇게 가면 되지만 급해서 살려볼려다가 잘안되서 수술에 실패한 의사선생님들.. 그리고 명을 달리하신분 그 가족들..모두가 잘풀어졌으면 합니다.. 요즘 심장전문과를 배우는 의사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원체 일이 힘들고 이런 사고가 자주 나서말입니다. 그리고 산부인과도 돈벌이가 안되서 이제는 배우는 의사가 없어서 한동네에 애낳는곳이 한군데 아니면 두군데가 겨우 있고 조금 소도시에는 아예 출산시설이있는 산부인과는 없는실정이랍니다. 우리 며느리배도 불러서 8개월째인데 이것도 걱정됩니다... 산부인과도 먹고 살아야겠습니다.. 세상에 쉬운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