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버지.

짬스탑 2009. 5. 1. 09:07

이글은 몇해전에 써둔글로서 이제 어버이의 날을 맞이하여
전에 올렸던 글을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다시 한번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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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초등학교 다닐때. 항상 저녁이면 일부러 아버지 마중을 나갔다.
이곳 감천은 내가 10살때 좌천동에서 이사를 왔는데, 그때 이곳에 오니 시골도 이런 시골이 없었다. 길은 좁고 버스는 오랜 시간을 걸려서 한대씩 오는데 이런 가을 날이면 아버지가 장사를 끝 마치시고 한 7시경에 정리를 하고 소주를 한잔 하시고 버스를 타고 오신다. 어린 마음에 집에서 용돈이란걸 구경을 못해보니 먹고 싶은것 가지고 싶은것을 이럴때 얘기해야만 했다. 약간의 술 냄새를 풍기시면서 나와 누나 아니면 동생이 아버지가 사주시는 과자 때문에 늘 저녁 이맘때쯤이면 매일 마중을 나갔다.
가을이라 밤공기가 차가워진다. 기다리는동안 발전소 버스 정류소앞의 철공소에서 전기용접하는 하늘로 올라가는 불빚이 신기해서 한참을 바라보다가 다음날 눈이 아파서 혼난적도 있다.
그래도 어둠이 깔린 버스 정류소에 우리 형제는 버스를 기다린다. 이번 버스에도 안내리신다. 다음 버스에는 오시겠지 , 그래도 역시 아버지는 안 내리시고 다른분만 다들 내리신다. 설마 다음차에는 ........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는걸 그 어린 마음에 아버지는 안오신다. 아버지는 자갈치 부두가에서 조그만 우유 소매업 을 하시는데 장사라야 시원찮다. 오남매를 키우실려면 돈이 많이 있어야 할텐데 소매업이 얼마나 벌어질까요. ? 이북에서 피난 오셔서 내 어릴때 까지 변변한 자리를 못 잡으신것이다. 그 시대에는 누구나 그랬을 것이다. 어려운 살림 살이였다, 단칸 셋방에서 우리식구는 올망졸망 살았다. 처음 이동네를 오니 이사한 집 옆에 염소도 키우고 양도 키우는곳이 있었다.
아버지가 우유업을 하시니 친구분들도 목장을 하시는분이 대부분이고 그분들이 주선으로 이곳을 온것 같다. 어릴때 내고향은 부산진역앞 좌천동 산동네인데 일본말로 도다마찌였다.
이말은 집 지붕이 양철도단지붕 (함석지붕)으로 만들어진동네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비가 오면 그야말로 양철에 물 떨어지는소리가 온 동네에 들리는 그런동네이다. 동네입구에는 합판의 황제 동명목재 강석진사장집이 있고 우리는 산위에중턱에 살았다.
그곳에서 못 살아도 도심한가운데 살았는데 이런 골짜기 에 들어와서 살게되니...
어린마음에 많이 슬펐다.친구를 사귈만한때에 또 이사를 하고 또 이사를 하고 이곳 감천에 전학을 오니 거의 내가 신동수준이다. 이곳의 학교는 전교생이 90%가 충청도 사람 종교집단촌이었다. 태극도라고 지금도 이동네의 사람들 (위의동네)이 이종교를 믿는다. 6.25때 종교 피난을 온것이다. 아마 대순진리교와 같은 파인것 같다. 도시아이가 오니 학교에는 이상한 놈이 왔다고 난리였다. 이동네 학교에서는 거의 공부를 잘 했던것 같습니다. 그래도 학비를(기성회비)못내서 집에도 자주 쪼껴갔지요. 회비 가져오라고 , 집에 가본들 없는돈이 있을리가 있나 ? 그냥 밖에서 놀다가 돈이 없어서 그냥 왔다고 얘기하고 욕 들어먹고 공부하고 그랬다.
어느 부모가 자식 학비가 없어서 쪼겨오는걸 좋아하겠는가 ! 돈 못주는 그심정은 내가 어른이 되어보니 알겠다. 그런 아버지가 어찌 마음이 편해서 술을 마시고 오시겠는가 ? 마음이 아파서 괴로워서 마셨을것이다. 그런 아이들을 미안 해서 과자도 사주고 그러신것 같다. 그런 아버지를 버스를 한대 두대 ~다섯대가 넘게 기다릴때도 있다. 십분에 한대 오는 버스를 6대 기다리면 한시간도 더 지나간다. 그래도 아버지가 좋았다. 이런 가을 날 날씨가 쌀쌀해지면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뭐, 별로 좋은 기억도 없지만 그래도 어린시절의 기억이라면 힘들게 사신 아버지의 인생을 내가 늦게 나마 이해 할수있다는것에 돌이켜 봅니다. 그리 아들과 사이가 좋았던것만은 아니였지만 아버지 편히 쉬십시오 넷째 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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