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와그림.

가을에는..

짬스탑 2008. 9. 7. 21:10
코리아 닷컴에서.. 마스코트님 작품입니다..

    여름이 끝나던 날 그 확연한 변화에 놀란 마음 타는 듯한 열염(熱焰)은 떠나갔네 물결도 놀이도 떠나갔네 풍경들은 훨씬 파리해지고 시간은 움츠러들고 아직 물빛이 반사되기는 하지만 그 물은 아득히 멀어지네 여름의 징후는 가라앉았네, 깃발도 내려오고 되찾을 수 없음이여 ..여름이 끝나던 날 - 고트프리드 벤
    내가 그를 사랑한 것도 아닌데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바람의 손으로 가지런히 풀어 놓은, 뭉게구름도 아니다 양떼구름도 새털구름도 아니다 아무 모양도 만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찢어지는 구름 보노라면 내가 그를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 그가 내 속에 들어온다 뭉게뭉게 피어나 양떼처럼 모여 새털처럼 가지런히 접히진 않더라도 유리창에 우연히 편집된 가을 하늘처럼 한 남자의 전부가 가슴에 뭉클 박힐 때가 있다 가을에는, 오늘처럼 곱고 투명한 가을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문턱을 넘어와 엉금엉금, 그가 내 곁에 앉는다 그럴 때면 그만 허락하고 싶다 사랑이 아니라도, 그 곁에 키를 낮춰 눕고 싶다 ..가을에는 - 최영미
      너에게 난 나에게 넌 - 백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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