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봄날의 회상.

짬스탑 2011. 5. 28. 19:17

 

 

어느덧 벌써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이 들리고있네요. 게을러서 글을 안쓴지도 꽤나되었고 아카시꽃향기가 엊그제도 날리던것같은데 계절의 여왕이라는 오월도 다가고 어느새 유월을 바라보고있는 길의 목전까지 와버렸습니다. 이번에 명태잡는배들이 금어기가 되어서 캼차카어장에서 철망(撤網)을 하고 어구(漁具)수리와 선박수리를 한달간 한다고 그동안 우리도 본의 아니게 개점휴업비슷하게되어버렸습니다. 이 냉동운수업을 하면서부터 지금까지 해마다 늘 그래왔지만 부지런히 움직여야하는 성질이다보니 지금 이렇게 휴지기간을 가지는것도 마음에 조바심이 납니다. 이렇게 쉬게되면 자영업이다보니 금전적인 손실도 커지는데말입니다. 부둣가에 이제 고기배는 거의 떨어지고 중국에서 들어오는 철근이나 철판같은물량이 부두물량장을 채우고있습니다. 부두노동자는 그래도 철판작업이라도하니 먹고삽니다. 그리고 봄비는 어찌그리 자주오는지 요즘은 사흘건너서 한번씩 내리는것같습니다. 일없어 노는것도 핑계도좋게 비가와서 노는것으로 되니 한달이 그냥 후딱 지나갑니다. 집뒷산의 소나무숲에는 뻐꾸가가 간간이 울어데고 봄날이 가는것을 알립니다. 전화기가 울립니다. 시집간 딸의 전화에 애엄마는 놀라고 반가워합니다. 어느덧 결혼이라는걸 시켜서 내보낸지가 3개월이 넘어서 한사개월정도된것같은데 수화기 넘어나오는 음성으로 아마 딸애가 임신을 했다고 사위가 기뻐서 장모에게 자랑하는것같습니다. 하긴 건강한 적령기의 남여가 만났으니 애기가 들어서는것이 정확한 이치이겠지요. 세월이 어느덧 우리가족이 자꾸 가지를 치고있는것을 나역시 느끼게 해줍니다. 친척이나 가족이라고는 별로없는 우리한테 말입니다. 송화가루가 뒷산에서 바람에 날려옵니다. 좋은차는 아니지만 20년이나된 갤로퍼 그래도 내발같이 아무탈없이 잘 달리는 오래된 짚차는 송화가루를 뒤집어써서 노랗게 보이지만 따스한 봄날에 언제 겨울이 있었는가 싶기도합니다.

 

 

유난히도 추웠던 이번 겨울 바람부는 부두에서 손이시리고 발이시려워도 이 겨울 언젠가는물러가겠지 했지요. 결국 겨울도 세월앞에는 이기지못하고 물러갔습니다. 요즘도 갑자기 날이 찬날이 한번씩 겨울분위기를 연출하게합니다. 이제 소만이 지나고 나면 바로 여름으로 달려가겠지요. 우리화물차를 세우는 주차장에 고양이들도 아무데나 배를 깔고 누워서 늦은봄볕에 일광욕을 한다고 사람이 옆에가도 별로 겁을 안내고 살아갑니다. 그만큼 풀어지는 계절이왔다는 것입니다. 이런 늦은봄날엔 김밥을 싸서 어디 소풍이라도 가면좋겠는데 ..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적에는 해마다 소풍철이라든지 운동회철이되면 자주 김밥을 싸는통에 나도 한줄씩 얻어먹을수가 있었는데.. 이제는 모두 결혼해서 다 떠나가니 우리부부 둘만남아서 식사를 하는데 그것도 집사람은 점심저녁은 회사에서 해결하고 오고 결국 아침만 둘이서 먹게되니 덜먹어서 돈은 적게들지만 음식이나 반찬같은것을 집사람도 해줄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먹을사람이 없으니 반찬도 아주 조금만해야되고 해봐야 늘 뒹굴고하니 해주기가 싫은가봅니다.

 

솔직히 지금같으면 17평형 옛집이 그리울판입니다. 집만 덩그러니 큰데 사람은 밤에는 둘만있고 아이들방에는 먼지만 쌓여갑니다. 아이들이 클때는 이런집도 작게만 느껴지더니.... 예전에 17평동네에살때는 밖에만 나가면 동네 사람들이 국수도 쌂아서 나누어먹고 조그만 소주판이라고 벌어지면 나가다가 잡혀서 한잔얻어마시고 자기집에 아끼던 양주까지 꺼내와서 나누던 그런 정감이 이런 큰아파트에는 없습니다. 세상모두가 크다고 좋은것만 아니고 작다고 다 나쁜것이 아니란것을 더 절실히 요즘은 느낍니다. 이런아파트에는 앞집에도 늘 문이 닫겨있고 내 나이또래는 아침에 출근한다고 바쁘고 낮시간에는 사람도 없고 또 쉴만한 공간도 없습니다. 아파트촌이라야 노인정이 겨우 있고 아이들 놀이터에 모두들 간섭받기 싫어하는사람들이 문을 닫고 살다보니 이런날에 집에 있으면 더 삭막한감을 느끼게되지요.. 요즘은 텔레비젼에 야구라도 하니 그나마 그렇게 보고 지냅니다.. 내 생각으로는 지금 부지런히 더 벌어서 노후자금을 마련해야하는데 .. 이번에 주식시장이 폭락하더니 제법손실이갔습니다. 세월가면 올라오겠지만 내려가면 억울해합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소신과 정보를 구해서 직접하는데 펀드매니저만큼은 못하겠지만 손실은 안가야하는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제법 손실이 갔습니다. 요즘 방송을 보니 전문가에게 맡기라고 하던데 그게 나보다 낫다고는 못하겠기에 그리고 내 마음대로 할수없는 대신 손실을 줄이고 이익을 많이 내주겠다고는 하나 그 사람들만큼 정보를 주면 나도 그렇게 할수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노후를 생각하면 지금부터 2억이상의 현금이 필요할것같은데.... 이렇게 막노동일 해서 늘 놀면서 돈벌어서 언제 목표를 이룰런지 모르겠습니다. 일하지 않으면 달리 돈생길 방법도없으니 주식이라도 조금씩해서 은행이자보다 더 낫기를 기대하면서 살아갑니다.. 이제 아이들이 다 결혼했으니 큰돈들것이 없겠지만 저의 수입은 더 떨어지는것은 불을 보듯 뻔한일입니다.. 화물차는 나이를 먹어가고 썩어갑니다. 세상은 많은 저같은 서민이 끌어가고 그 위에 상위계층이 군림하면서 살아가는데 노력없이 벌은 사람은 아마 없을것입니다. 다만 돈을 정당한 방법으로 많이 벌어서 성공해서 부자가 되신분은 존경을 받아야되겠고 일부 사회지도층은 요즘 신문지상이나 방송을 보면 부(富)의 대부분을 이룬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지탄받을짓을 해서 돈을 버신분들이 참 많습디다.. 그리고 땅투기면 집사고팔기에 재개발 딱지장사에 돈이 된다고하면 무엇이든지 덤벼서 돈을 만드신분들은 저같이 없는 사람들을 보고 우리할때 같이 하지 왜 못해서 돈못벌고 자기네를 험담하는가 하고 반문하시겠지만 .. 그때는 그럴돈도 없었고 그냥 돈벌면 은행에 적금만 넣어야 잘사는줄만 알았지요.. 참 바보같이 멍청하게 살았다는 생각이 이제 나이 오십이 넘으니 보이는겁니다. 그분들 생각같이 욕이 배따라 들어오는것도아니고 잠시 쓴소리듣고나면 돈이 양반이란것을 느끼게되니 말입니다.. 뻐꾸기는 울어데고 늦은봄날은 깊어만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