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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밑 김치만두.

짬스탑 2011. 1. 28. 22:55

 

 

 

나 어릴때 음식문화가 이제는 많이 사라지는것같아서 안타깝기도하고 그립기도합니다. 
예전에 어릴때면 이맘때 온식구들이 둘러앉아서 명절전에 만두를 빗습니다.
우리아버지는 신의주쪽 사람이고 어머님은 충청도사람인데 6,25동란때 피난내려오셔서
만난사람들로 아버지는 북쪽에 가족이 있는걸로 알고 어머님은 그당시에 처녀로알고있는데 
외로운 사람들 끼리 만나서 결혼을 하셔서 가정을 이루시고 아이들도 생기고 챙기고먹이고
음식을 하시는데 많은 공을 들이신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이맘때쯤이면 작년에 담은 김장김치가 남아서 시어터지면 눈을 뜨고는 씹지도 못할만큼 
시그럽게 산도가 올라서 그냥먹기는 힘들고 겨울내내 김치국밥이나 김치찌게를 만들어서 
늘 쉰김치 그것으로 주 부식을 담당하던시절이었지요.
그러던중에 단지를 땅에 묻어둔김치가 이제 빛을 보는날이 옵니다.
곧 설명절이 도래하니 만두를 빗는 만두속에 김치로 다시 태어나는겁니다.
일단 쉰김치를 맛있는 양념이 모두 시어버려서 너무시그럽고 하니 
그김치를 물에 조금 씻어서 양념을 다 빼고 김치만 물을 빼고 바구니에 담아둡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두부를 사러갑니다.
엄마는 정구지(부추)와  돼지고기 비게있는쪽을 정육점에가서 조금 사옵니다.
요즘같은면 돼지고기 많이 살고기로 사오겠지만 그시절에는 돼지고기도 많이 
비싼시절이라서 조금사서 갈아오시는게 아니고 집에와서 칼로 다져서 
후추가루넣고해서 만두소 만들준비를 합니다.
일단 두부를 으깨서 얇은 가제 수건같은 보자기에 싸고 그 보자기를 평평한 곳에 두고 
그위에 지금은 보기가 힘든 물동이를 가져다올리고 물을 동이가득 채웁니다.
그렇게 한2시간을 지나게해서 두부의물기를 빼고 김치도 역시 얇은 보자기에 싸서 
물동이밑에 넣고 물기를 뺍니다.
그렇게 물기를 제거한 김치와 두부그리고 돼지고기와 부추는 소금과 후추를 만나서 
비벼지고 그 비벼진것이 만두속이 되는 만두소가되는것입니다.
지금이야 밀가루가 흔해서 모두 일등품 의 희고뽀얀 밀가루이지만 
그당시에는 도정해서 살을 많이 붙여량을 위주로했기에 밀가루가 시커먼것이 
가정집에 사용하고 국수나 수제비 만드는데 거의다 2등품 밀가루를 쓰고살았습니다.
그러면 그당시 집에 상현달과 별이 그려진 월성표 중력 밀가루를 22kg포대에서 
한되박 퍼서 소금을 조금 넣고 반죽을 합니다.
어릴때 집에 늘 국수나 수제비등 밀가루 음식을 해먹고 살았기에 반죽하는것은 
어린나도 곧잘했습니다.
그렇게 반죽을 하면 좀 숙성이되기를 기다리는동안 만두소를 다준비하고는  
이제 홍두깨로 반죽을 떼다가 밀어봅니다 
지금은 동네 슈퍼마켙만 가도 만두피를 파는세상이지만 그 당시에는 만두한번 해먹으려면 
보통일이 아니었습니다.
얇게 홍두깨로 밀은 넓다란 반죽에 스텐밥그릇을 들고서 아무렇게나 꾹꾹 도장찍듯이 해서 
돌리면 만두피가 나오는데 그것을 밀가루를 뿌려가면서 달라붙지않게 잘 재워놓고는 
온식구가 둘러앉아서 만두를 만드는데 그 크기가 대중없고
어떤것은 아주 크게 내가 먹는다고 대접으로 찍어서 손바닥만하게 만들고 
엄마나 누나가 만드는것은 예쁘게 만들어져서 쟁반에 담깁니다.
어떤만두는 정말 먹기 아까울만큼 예쁘게 빗어진것도 있고 어떤것은 그냥 호떡같이 
넓적하게 생긴놈도있고 별의 별모양이 다나옵니다.
그렇게 만든 만두가 보통 한1백개정도 만들어집니다.
아버지가 이북사람이다보니 만두가 지금 우리가 사먹는 이런 마트용만큼 작은것이 아니라 
한 어른주먹 반만한크기로 상당히 큰만두로 어른이 한6개정도면 사발에 한가득이었습니다.
그것이 백개정도이면 아주 많은량입니다.
일단 만들어놓은 만두를 냉장고가 없던시절이라서 일단 쪄서 보관을 해야하기에 
솥에 물을 앉히고 시루를 놓고 광목포를 깔고 만두를 쪄냅니다.
쪄낸만두를 처음맛본다고 한서너개 먹고 배가 불러서 나중엔 먹지도않습니다.
그걸 찬바람 부는 바깥에 내놓고 식힙니다.
찬겨울이니 오죽 잘 식습니까..
그렇게 식혀서 대바구니에 담아서 보관을 하면 한일주일은 끄떡없었기에 
설날까지 보관가능하기에 지금쯤 만드는것이지요.
설날 떡국에 만두를 넣고 끓여서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그로부터 이제 내가 독립하고 
어느시절부터는 우리집에 만두 만드는 행사가 이제는 없어져버리고 
언제나 수퍼나 마트에 가면 포장만두를 사서먹게되는 시절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때의 만두가 지금보다 맛이나 질이 떨어질런가는 몰라도 온식구가 둘러앉아서 만들던 
그시절이 그리워지는것 명절이 다가오기는 했는가봅니다.
지금도 엄마가 살아계셨으면 만두를 온식구들이 둘러앉아서 만들어보고싶은데
이제는 돌릴수없는 과거가 되어버렸으니.....

 

 

그리고 지금은 음식점이 아니면 구경하기도 힘든 동치미라는것을 해마다 담궈서 먹었는데 이것을 요즘 담그는집에 아파트에 살다보니 찾아볼래야찾을수가 없습니다. 그냥 소금물에 무를 씻어서 큰놈은 반쪽짜르고 작은놈은 그냥 통째로 담그는동치미 겨울에 연탄까스 마시고 취하면 아침에 으레마시는비상구급상비약이 동치미인데 우리아버지는 이북사람이라서 이런김치를 참 좋아하셔서 많이 먹고 자랐는데 나는 우리집사람과 함께 살면서 내가 밥하는법과 생선다듬는법을 가르켜주면서 살다보니 무슨 요리나 음식을 요구할 형편이 못되어서 하는수없이 살다보니 우리집에서 어릴때 먹고 살던음식과는 완전히 멀어져서 추억속의 음식이 되어버렸습니다. 추운겨울날 동치미 김치 한그릇 떠다가 칼로 썩썩 잘라서 시원한 사이다같이 톡쏘는 국물맛에 아무것도 넣지않고 소금만으로 이런맛을 내는게 너무신기했던 이런동치미 . 이제는 언제나 다시 만나볼수있을까하고 생각해봅니다. 나는 같이 한35년정도 같이 살았는데도 많이는 안좋아해도 그런맛을 이제는 맥이 끊겨서 기억도 안나는 그런삶에서 옛음식을 그리워하면서 설을 또 바라보고있는 내모습을 보게됩니다.. 아마 우리집사람 다른음식 먹고 살기위해서 잘만들지만 동치미 말만 들었지 한번도 해준적이 없으니말입니다. 우리엄마의 음식이 생각나는것을 보면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구나 하고 한살을 떡국에 묻어서 먹고 만두는 그냥 옛맛만 생각속에 남겨둬야할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