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 사진은 제친구 나그네님이 사상강변 둔치에서 찍은것입니다.
그렇게 무덥던여름도 끝내는 가고 오지않을것같던 가을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성큼 우리앞을 왔나봅니다. 아파트 화단에 코스모스가 피고 사상강변의 둔치에 예쁜코스모스가 지천으로 가을을 알립니다. 코스모스만 보면 생각나는게 있습니다. 저는 병역의무는 남들과 같이 군대는 못가고 방위 근무했습니다. 방위근무도 거의 군인과 같이 생활하며서 같이 교육받고같이 힘들게근무했지요. 그당시 저는 벌써 가정을 꾸리고 살고있었는데 사랑하는 집사람과 4살되는아들을 두고 해운대 장산자락에있는 53사단의 훈련소입소를 8월말에 들어갔습니다. 그당시 방위근무는 만 3565 일을 다 채워야 소집해제가 되는 그런구조였는데 일요일 놀면 하루 더 근무해야하고 공휴일 끼면 하루 더 늘어나고 그런식으로 365일을 채워야했습니다. 늦여름햇살에 교육받느라고 귀가 갈라터지고 물이없어서 엄청고생했습니다. 누구나 훈련소시절은 다 어렵겠지만 저 역시4주동안에 가족과 떨어져서훈련을 마쳤습니다. 근데 내가 배치를 받은곳은 해안초소라고 쉬는날도 없고 하루8시간 쳐주는데 그냥 한달에 2번쉬는데 날짜나 요일이 좋은날은 고참들이 다 선점해버려서 평일이나 월요일그런날에 쉬는게 보편적이었습니다. 그런날 쉬는것이 나에겐 천만다행으로 더 좋았습니다. 일단 나에게는 부양가족이 있고 내가 벌어야 가정이 꾸려지는데 벌써 아들이4살이어서 가정을 유지하는데 벌어놓어 돈도 없고해서 쉬는날 운전스페어기사라도 해서 일당을 받아서 그돈으로 딴것은 몰라도 월급이 없는 군인이다보니 내 차비만큼은 내가 해결하려고 쉬는날 쉬지않고 명태를 싣는 부두가에가서 일했습니다. 큰돈은 벌수없었지만 가정이 원체 어렵다보니 집사람이 버는것과 조금모아둔돈으로 그것으로 1년넘게 살아야했으니 정말 어렵게 생활했습니다. 모아둔돈은 얼마되지는않았지만 그돈으로 또 딸애가 출산이 다가오니 미리 대비용으로 어떠한어려움속에서도 쓰지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세월은 20살 시절의 방위근무를 어렵게 했지만 결국 14개월만에 소집해제를 명받고 드디어 다시 일반사회인으로 돌아옵니다. 소집해제하는날 그날이 아마 이맘때즘 되었나봅니다. 10월이 되면서 내가 해안경계근무했던 을숙도밑의 시온섬에 코스모스가 길옆으로 정말 만개를 해서 온지천이 코스모스꽃에 화사하게 나를 축하해주는것같았습니다. 정말 힘든 병역의무였지만 나에게는 그래도 요즘 군대에 안가고 정부의 고위관직에 오르는사람들을 보면 정말 화가납니다. 나는 솔직히 학력이 무학에 가정사정도 어려웠고 아이까지 있어서 가지않는게 정설인데 초등학교는 의무교육이라서 자동으로 5년만 다녀도 졸업장이 나온다고합니다. 그래서 졸업장이 나왔고 아이가 4살때 둘째가 뱃속에 또 아이가 나올것인데 그당시에 아이가 둘있으면 면제가 되는데 나는 아직출산이 아니라서 그것도 면제사유가 아니라는것입니다. 그래서 먹고 살기도 어려웠지만 정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의 고위공직자는 나오는 후보마다 병신 아니면 사기꾼 투기꾼 위장전입 강도 탈세자 모든 범법행위자가대부분이고 그정도의 흠은 살아가는데 아무것도 아니라고 자랑스러워하는 이런모습을 볼때 나는 과연 나 라는 사람은 국가에서 무엇인가 싶기도하고 정말 민초라는 생각이납니다. 가을에 소집해제라는걸 해서 그다음날부터 일자리를 찾아헤메이던 시절이 아마 이맘때인가 싶습니다. 국화향기가 익어가고 코스모스가 지천에 널리고 싸늘한 찬공기가 새벽을 가를때 머리속이 맑아오고 일을 해도 춥지도 덥지도않은날이 정말 돈벌기에 좋은날입니다.
![]()
이맘때가 되면 항상 고등어도 부산어판장에 많이 올라오는계절인데 올해도 어김없이 오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제 고등어 잡아서 운반해오는 운반선에 선도유지를 위해서 얼음을 싣는데 한척에 많게는 얼음을 100톤까지 싣고나갑니다. 근간에 일이 많이 없었습니다. 계절적인 요인도 있었고 또 어황이 기상의 이변따라 많이 좌우되다보니 운송업이라도 바다와 연계가 되다보니 어민아닌 어민이 되어서 바다에서 나는 물량에 신경을 많이쓰게됩니다. 엊그제부터 고등어가 많이 나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못잡은 고등어를 한참에 다 잡으려는지 배들이 얼음을 많이 싣는바람에 얼음이 한여름도 아닌데 물량이 딸려서 다른냉동공장에서 바닷가에있는 공장으로 얼음을 이송해야합니다. 근데 우리 사무실이 여름내내 일이 없다가 내가 얼음운송을 이제 월요일부터 맡아서 운송을 할려니 일이 거의 없던 사무실에 명태작업이 시작된다는겁니다. 이게 다른일이 없을때 해야 남들이 다 부러워하고 일좀 달라고 사정을 하는데 우리일이 많아져서 잘못하면 차를 데기도 어렵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참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다고 내 일이 생겨서 일좀 할려니 동시에 사무실일까지 생겨서 이중고를 겪지않을까 걱정입니다. 일시키는 차도 일이 수월하게 가깝게 가면서 돈주는것을 좋아하지 멀리 기름많이때면서 멀리 가는것 별로 좋아하지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차들이 일이 없을적에는 이것도 일시켜줘서 고맙다고하는친구들이 명태가 수월하니 이것이 겹치면 명태작업에 다 빠져버리는바람에 나도 일주고 미안하고 일하는 친구들도 수월하고 좋은일놔두고 이 어려운 얼음싣는일하려니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어찌 내입에 딱 맞는 음식만 먹고 살겠습니까.. 하다보면 보리밥도 먹고 된장찌게에 돌도 씹히고 하는게 인생이지요. 그런데 늘 좋은것만 찾아서 사는 그런 부류들도 더 잘먹고 잘사니 이해할수가 없는 세상입니다. 일단 일은 시작되었고 어찌 될지는 나도 모르겠습니다. 이 일이 겹치기만 아니였다면 다들 좋아할일인데.. 참 난 남들이 일을줘도 이리 걱정을 합니다. 행복한 고민인지 안좋은 고민인지는 몰라도 일단 월요일에 뚜껑을 열어보면 알겠지요.. 일단 고등어가 많이 나기시작하니 서민들이 고등어는 헐한 가격에 사드실수는 있어서 좋습니다. 근간에 배추가 너무 오르는바람에 가계비 지출이 심하더니 다행이 고등어라도 많이 나서 서민들의 입맛을 찾아주면 좋겠습니다... 세상은 사람을 속일지라도 계절은 고등어와 전어등이 제철을 찾아오는군요.. 이제 배추도 곧 제자리를 찾아오리라고 생각합니다. 천고마비의 계절 이 가을, 많이 드시고 몸좀 챙기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