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십견.

짬스탑 2010. 2. 24. 21:52

     이글은 나의 의형이신 나비드 형님이 예전에 저에게 주신글입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한번더 읽어보고 피식 웃어보며 또 읽어봅니다.

     

     

     


     


    오십견



    어설픈 나이가 되다보니 툭하면 병원에 갈 일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자고 나면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런 면역역도 떠나가고 없는지
    병원신세를 져야합니다.

    몇 개월 전부터 어깨 한쪽이 팔을 올리지도 못하게 아프기에 잠을 잘못 잤나보다
    하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거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헌데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해지는 것 같고 몇 일전 퇴근 길 계단에서 어이없게
    넘어지면서 팔을 딛고 말았습니다. 너무나 아파 눈물이 핑 돌아 한참을 주저앉아
    있고 말았습니다.

    앉아 있는 동안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보다 잘 넘어진다며 항상 조심하라고
    하시던 어머님이 그리워지고 서러워 마음으로 울고 말았습니다.

    다음날 아내를 앞세우고 병원을 갔습니다. 예전부터 병원 가기 싫어하는 저를
    알기에 아내는 언제나 병원을 따라 나섭니다.

    허구 헌 날 아픈 사람만 진료하다 보니 무슨 즐거움이 있겠냐 만은 그래도 의사
    선생은 언제나 그랬듯이 무심한 표정으로 이리저리 어깨를 눌러보고 팔을
    들었다 났다 하며 잘 모르겠는지 사진 찍고 다시 보자고 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많은 이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들어와 서로가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다른 곳을 응시하며 근심의 정적이 한동안 흐르고 맙니다.

    다시 불려가 혹시나 하는 걱정 어린 마음에 의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만
    무표정한 의사는 별일은 없는 것 같다며 물리치료 몇 일 받자고 합니다.

    몇 시간씩 누워서 물리치료 받을 여유도 시간도 없는 저는 아내의 성화도
    뒤로한 채 다음에 받겠다며 병원 문을 나서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어제 모처럼 죽마고우가 찾아와 같이한 산행 중 하산 길에 어설피 또 넘어
    지는 바람에 또 손을 딛고 말았고 통증과 아픔에 엉엉 울고 싶었습니다.

    놀란 친구는 나를 부등켜 안으며 너도 이제 별수 없이 늙어 가는 것 같다는
    말이 오늘 따라 듣기가 싫어집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친구도 얼마 전 까지 나와 똑같은 증세로 한 2년간을
    고생했고 하도 낮지를 않아 용하다는 병원은 수십 곳을 다녔다며 오십견 이라고
    합니다.

    시간이 걸려도 저절로 나지길 기다리는 것 밖에는 별 치료 방법이 없는 것
    같다며 나이가 먹으면 오는 병이라고 합니다.

    이제 어설픈 나이가 되다보니 하나 둘 망가지기 시작하겠지만 그래도 솔직히
    마음이 상하고 맙니다.

    절대로 아프고 싶지 않았고 아내 앞세우며 병원에도 가기 싫었는데 이제 저도
    아내가 없으면 불쌍한 놈이 될 것 같아 아내에게 잘 보여야겠습니다.

    할 줄 모르는 아부도 좀 배워야겠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

    제가 이렇습니다.

    절대로 아프지 마시고
    평온 하소서!



    정릉에서 나비드가 드립니다.

    ~~~~~~~~~~~~~~~~~~~~~~~~~~~~~~~~~~~~~~~~~~~~~~~

    형님이 이번에 설명절에 저에게 엄청나게 비싼 신발을 선물로 부쳐왔습니다.
    솔직히 저는 나비드형님이 정말 잘 사시는지 아니면 저 보다 더 살림이 어려운지는 잘모릅니다.
    형님집을 한번 찾아뵜는데 정릉에서 일산으로 이사를 갔더군요.
    그래서 하루종일 헛탕만 치고 형님집 방문을 못했습니다.
    전화가 번호가 이동되어서 연락을 할길도 없고 소식이 끈어진뒤
    1년뒤에 우여곡절끝에 다시 연결이 되었습니다.
    형님은 낙원상가에서 귀금속 악세사리도매사업을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이번설에 지난아들 결혼식때 내려오시지 못한 미안함을
    비싼 등산화를 구입하셔서 보내주셨습니다.
    저는 해드린것이 없는데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고맙게 받기는 하는데 저는 뭘 드려야될지 또 안해도 될 고민을 하게되었네요.
    아무튼 형님 주신선물이니 고맙게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