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 산행.
짬스탑
2009. 10. 17. 19:23
우리친구가 작년에 찍은 사진같습니다.
최헌의 오동잎이라는 노래가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저녁에 집사람을 퇴근시키러 가는 공장 담벼락에 큰 벽오동이 있는데 여름내 무성하게 큰 잎파리를 햇볕을 듬뿍 받더니 어느날 부터 귀뚜라미가 울어데고 잎이 말라가더니 사그락하는 소리와 함께 제 짚차 본닛위로 내머리 크기만한 오동잎이 떨어집니다... 어느덧 가을이 오는가봅니다. 봄은 소리없이 살며시 오고 여름은 뜨거운 태양을 몰고 오더니 가을은 귀뚜라미울음소리와 오동잎이 떨어지는 사그락거리며 오는가봅니다... 더운 여름에 어찌 살았는지 이번 여름은 유난히도 장마가 길어서 별로 더운지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벌써 추석이 지나고 아침저녁이면 스산한바람이 불고 옷자락을 다시 여미게 되는날이왔지요. 사람이 산다는것이 일만 부지런히 한다고 모든것이 해결되는것은 아니더군요. 인생에 성공이라고 감히 말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밥은 않굶고 사는 세상은 참좋은것같습니다. 어제 저녁에도 부지런히 일 잘하고와서 주식시세판을 들여다보니 한 기백만이 날아갔더군요.. 일한다고 바빠서 그런것은 그냥 던져놓고 그냥 바라만 보고 사는데 .. 이것은 아들의 혼례비용과 지금 전세가 만료된 세입자에게 줘야될자금인데. 이게 한동안 잘 가더니 요즘 주식시장이 탄력을 잃고 헤매이더니 내가 좀 높은 시세로 매입을 했는지 이번에는 좀 생각보다 많이 빠졌습니다..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것들만 가지고 있는데 금액이 어느정도 됩니다. 그중에 절반을 lg디스플레이에 묻어 두었는데 요즘 계속 깨지더니 어제 큰폭으로 떨어져서 아주 많이 골병을 들리는군요... 대한민국에 저같은 사람들이 엄청많을것이겠지요., 사람사는 세상은 다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부자도 밥세끼먹고 살고 가난해도 세끼먹고 살고 나역시 그리사는데 말이지요. 우리집에서는 살아가는데 크게 고민할 이유가 없이 그냥 무식 단순하게사는 스타일인데 오늘도 어제 이런일만 없었으면 집사람과 그냥 광안리에 불꽃놀이 구경하러 가야하는데 이게 이리되니 밤잠도 설치게 되고 여러가지 걱정이 앞서게 되고 머리가 복잡하게 되는것입니다. 이게 시일만 넉넉하다면 장기전에 돌입해서 무작정 기다리면 되는데 이번에는 아들이 혼사가 1월에 있으니 11월말일까지는 전세금도 돌려줘야하고 하기에 무조건 11월말일에는 정리를 해야하기에 날짜가 너무 촉박하다는것이 나에게는 큰 핸디캡으로 다가옵니다. 이런일로 정신적으로 사람이 시달리면 스트레스가 쌓여서 만병의 근원이 되는데 몸도 않좋은 내가 일을 더 어렵게 만들면서 나 자신을 얽어매는것같습니다. 이번에 아들의 혼사가 정리되면 좀 수월해지겠지요...저 뒷편 멀리 대마도가 나즈막하게 깔려있습니다.
이 가을에 우리사는곳 근처에 승학산이라고 억새가 참 좋은 산이 있습니다. 해마다 동창들이 가을 야유회를 하면서 얼굴도 보고 근황도 알아보고 하는 그런 모임이 있었는데 올해는 초등학교 동창들이 회장도 바뀌고 집행부가 다시 구성되다보니 모여서 얼굴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예전에 많이 마셔봐서 잘알지만 술도 오래된 술이 좋고 친구도 오래된친구가 제일입니다. 초등학교 다니던 친구들이야말로 남여구분없이 모두가 이름을 부르고하는 그런 친구가 오랜술같이 좋은 친구들입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자주 모이는 신평에 작은 막걸리가게에서 어릴때 친구들이 해만지면 하나둘씩 모이는 사랑방같은곳이 있습니다. 그동안 만나기도 어렵고 서로가 바쁜 시간을 보내는 친구들과 가볍게 근처에 산행이라도 하면서 얼굴을 한번 보자고 해서 급히 이벤트성 산행을 결정했는데 서로 알음알음하는 연락이 되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고 해서 올수있는 친구들만 내일 아침에 괴정에 동주대학교정문에서 만나서 그 위에 승학산에 억새평원에 모여서 얼굴보기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걱정 하나있습니다. 직업이 운전을 주로 하다보니 걷는데는 아주 낙제점이고 운동을 많이 하지않는 저질 체력이라서 작은 동산이라도 오르려면 아주 땀을 비오듯 흘리고 심장이 좋지않은 관계로 많이 경사진고개를 오르기가 어렵습니다. 예전에 신불산에 오르다가 심장이 터져죽을뻔한일도 있고 처음에 심장병이 발병했을때 그것도 모르고 금정산 북문에 쉬지않고 올라가다가 하늘이 노랗게 빙빙도는데 올라가다가 쓰러져서 한참을 누워있어서 겨우회복을 했습니다. 친구들은 산을 좋아하는데 비해 나는 역시 걷는데 무리가 있어서 이번모임에도 처음에는 하단의 동아대 뒤로 해서 거슬러 올라가자고 하는것을 내가 체력이 못따라간다고 반대로 구덕산 꽃마을 버스 종점부터 올라가자고 억지를 지겨서 이렇게 코스를 짧게 잡았다고 합니다. 솔직히 내가 무순 산을 좋아하겠습니까만 ... 친구들이 많이 온다니 친구들 보러 나이 50에 이제 친구들을 찾아보는겁니다.. 그동안 먹고 살기가 바빠서 말입니다.. 요즘의 성공은 돈 잘버는것이 성공이라지만 내가 보기엔 별로 나 자신 역시 돈을 잘벌지도 못하고 몸도 남들앞에 내놓을만큼 좋은 몸매도 아니고 더구나 심장병까지 가지고있는 형편이다보니 내세울것이 거의 없이 살아갑니다. 눈만 뜨면 늘 돌아가는 세상살이 더 재미있고 더 살맛나는 세상을 연륜이 쌓여가면 더 잘살아야 하는데 그냥 다람쥐 쳇바퀴도는듯한 내 모습을 늘 보면서 살아갑니다. 이번에 친구 명지에서 제조업을 하는친구는 새로 지은 신축건물의 깨끗한 100평짜리 공장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가서보니 깨끗하니 보기가 참좋았습니다. 내가 하는것은 아니지만 친구라도 잘되면 그것도 참좋은일이아닐수 없습니다. 이런것을 보면서 늘 배우고 살아야 하는데 나는 늘 무엇을 했나 하고 반문을 하면서 삽니다. 이 동네 감천에 이사와서 바다를 늘 보면서 사는데 어릴때부터 봐온 바다가 나의 직장이 되고 그 바다 언저리가 매립되어 부두가 되어서 그속에 내가 매립동화되어서 살아갑니다. 감천 어릴때 친구들도 길을 가다가 한번씩 보고 해야하는데 늘 차를 몰고 다니다보니 이런 친구들을 접할 기회가 없는데 내일은 산에 가서 맑은 공기 마시며 회포도 풀고 친구 얼굴도 기억해보고 하는 기회를 가지고 싶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최소 20명만 나와도 저는 반갑기 그지 없겠습니다. 체력은 형편없지만 우리동네 뒷동산인 승학산은 제대로 올라갈수는 있겠지요.. 열심히 걷는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겟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