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년만의 해수욕풍경

짬스탑 2009. 9. 3. 19:15

 

 

                            해인대장님의 트레이드마크 문어. 오늘도 한마리 하늘나라로 장렬하게 전사했습니다.

 

 


올여름 장마도 유난히 길고 흐린날이 많아서 바다는 
매일보고 살면서도 물속에 들어갈 기회가 거의 없었습니다.
작년만해도 초딩동기들 끼리 근 수십회를 물가에 다녀왔습니다.
우리가 사는동네가 바로 물가 입니다.
저의 직장또한 큰배를 접안해서 하역작업을 하는 부두에서 바다는 매일 질리도록 보면서 살아갑니다.
그렇지만 바다가 바로 코앞에 있다고해서 바닷물에 들어가기는 여건이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여기는 부두라서 수심이 깊고 또 부두내에서는 수영이 금지되어있고하니
수영을 하고 싶다고 마음대로 할수 있는 입장이 아닙니다.
원래 감천 이동네는 예전부터 여름에는 칼치가 많이 나는 대포리 어장인데 
우리가 초등학교를 다닐때부터 조금씩 매립을 해서 조선소가 생기고 
그리고 또 세월이 가니 이제는 이바다가(감천만)이 수심이 깊어서 
큰배를 델수있는 큰항만시설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원래 여름에는 감천만의 은빛번쩍이는 칼치를 잡아와서 호박잎으로 은비늘을 벗기고 
칼치회를 떠서 깻잎에 쌈장에마늘넣고 먹는회를 아주 일품으로 쳤던 명물이었습니다.
그리고 감천은 붕장어 (아나고)회가 아주 유명했습니다.
그당시에 택시를 타고 부산시내에서 감천의 버드나무 횟집하면 모르는 기사가 없을정도였습니다.
이제는 바다를 다 매립해버려서 감천의 버드나무집은 있기는 한데 그명성은 가고 없고 
아주 쪼그라져서 겨우 아는사람들만 아는집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 당시에 학교파하고 집에 오는길에 일부러 바닷가를 거쳐서 오는데 
바닷가에 아나고 전문횟집이 즐비했습니다.
장구도 치고 노는 어른들이 참 즐겁게 놀기도 하는모습을 많이도 보고 자랐는데말입니다.
이제는 감천은 수변공간이 없습니다.있기는 한데 내가 얼음싣는 공장옆에 겨우 한50m정도만 
철조망을 걷어서 겨우 더운날에 바다바람이나 쐬일수있게 만들어놓았습니다.
나는 직업상 바다를 매일보고 살지만 일반사람들은 실지로 바다를 접할기회가 거의없습니다.

                           문어의 써비스로 받은 멍게 한마리와 회를 쌈싸서먹을 재료들입니다.

 

 


오늘아침에 해인장님이 일찌기 문자메시지 날아옵니다.
시간이 허락하면 바다가는모임을 하겠다고 감천산방클럽회원들은 전원참석바란다고 말입니다.
아무래도 먹고 살기가 우선이지만 그래도 우리동기친구들은 직업이 모두가 자영업입니다.
그중에 제법규모가 있는 사업을 하는친구도 있고 나 처럼 노가다를 하면서 일감이 없어서 
노는사람도 있습니다.
밤에 일하고 낮에 자야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산방모임은 거의 사람들이 출석율 모두 괜찮은편입니다.
자동차없이 걸어서 해변을 돌고 고동도 잡고 회도 한점씩하고 사진도 찍고 할려고 
해인대장님은 슬리퍼 바람으로 출동을 하셨네요.. 
일단 감천버스종점에 11시에 모두 모이기로 했는데 4명은 먼저 모이고 나머지 두분은 
조금 시간이 지나서 우리가 자리를 잡고난뒤에 참석을 하시기로 되어서 출발했습니다.
우리 해인대장님의 관심사는 오로지 옥토퍼시(문어)입니다.
무저건 밖에만 나가시면 문어를 장만하는데 문어가 자양강장에 특효약이라고 
맹신하는부류중의 한분입니다.   
애들은 가라 ~  비얌이대신 어디를 가도 문어입니다.
무슨집안의 행사에도 문어가 빠지면 않되고 친구들의 모임이나 술안주에 문어가 빠지면 
앙코없는 찐빵입니다.
이런 문어사랑은 영원하신것같습니다.
송도해수욕장에 장비를 챙겨서 가다가 문어를 한마리살려고 송도 해녀들의 수족관속에 있는
문어한마리를 제법 거금을 주고 구입하셨는데 내가 잠시 차에 다녀오는통에 문어를 
꺼내다가 이사람이 문어계에서는 아주 알아주는 저승사자라 소문이 쫙나서 
문어가 자기도 죽지않으려고 수족관유리창에 짝 달라붙어서 꼼짝도 않합니다.
 
문어를 떼내려고 문어를 잡아당겼는데 그만 문어란놈이 문어킬러가 온줄알고 
죽기싫어서 수족관을 붙들고 않놔주는바람에 수족관이 통채로 딸려 올라와서 
수족관이 뒤집어지고 그속에 들은 해산물들이 탈출했습니다.
온통 물난리가 났습니다.
수족관속에 문어가 여러마리가 이리저리 도망다니고 멍게며 다른 해산물들이 살아서 
이리저리 도망을 가는데도 문어는 죽지않으려고 절대 수족관 유리창을 놓지않습니다.
결국 문어저승사자인 해인님 팔뚝을 휘어감아서 빨판으로 빨아땡겨서 버티다가
끝내 잡혀서 올라오고 비닐봉지에 담겨집니다.
그리고는 수족관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해산물을 다시 담고 물바다가된 해녀직판장을 
정리해주고 나왔는데 빨판에 팔뚝이 빨려서 벌겋케되었습니다..
역시 문어저승사자 맞습니다.
나는 가오리회로 장만으로 일조를 합니다.
가오리를 바다물에 씻고 그것을 회를 떠고 다른것들 장만하고 그러든 차에 친구들은 
다 모이고 오랜만에 삼천산방 모임이 출석율 100%를 달성했습니다.
막걸리 한잔씩하고는 오랜만에 온 바다라서 해인님은 고동딴다고 옷을 입은체로 
바다물속으로 입수를 하는군요.
뒤이어서 명수친구도 들어가고 구감도 들어가고 나는 점심으로 라면을 끓이는데 
조그만 문어쌂는 냄비에 라면을 6개를 끓입니다.
거기에다가 꽁치통조림 한통에 햄반통까지 넣어서 끓이는데 양이 상당히 많아서 
보통실력으로는 끓이기가 어렵습니다.
나는 이런것은 또 일가견이 있어서 잘 끓입니다.
 
맛이 있니 없니 해도 모두들 잘먹습니다.
야외에 나오면 음식도 아닌것이 아주 별미로 대접을 받게되는것입니다.

 

               올해 바다물에도 한번 못들어가보고 끝나는줄 알았더니 결국 한번 입수해서 원풀이했습니다.

 

 


물속에 들어가있던 친구들이 물온도가 오늘 너무 따뜻하다고 들어가자고 합니다.
작년에는 무려 열번도 넘게 물에 들어갔는데 올해는 한번도 않들어갔으니 
한번 들어갈려고 하니 옷도 없고 어중간합니다.
물에 들아갔다나온친구들은 맛있게 끓인 라면으로 식사를 하고 또 물속에 들어가는데 
나도 따라 한번 들어가보니 날은 흐린데도 물이 매우 따뜻하니 
물속에서 수영하기에 너무 적합한온도 입니다.
원래 이동네는 팔월 15일 넘으면 물이 차가워져서 물속에서 놀기가 어렵습니다.
이번 여름내 비오고 흐리고 바람불고 하다보니 부산의 해수욕장은 결국 모두 적자만 보고 
폐장했습니다만 해수욕철이 다 끝난 조용한 송도 바닷가에서 우리는 이렇게 늦은 휴가를 
멋지게 우리친구끼리 이리 오붓하게 조용히 재미있게 놀수 있었습니다.
팬티만 입고 물속에서 고동도 잡고 수영도 하면서 놀고있는데 
갑자기 웬 여자보살들만 나타나서 한본 두분 모이는데 
그곳에서 방생법회를 가질려나봅니다.
 
이제는 절복을 입으신 아주머니가 한열명 넘게 나타납니다.
우리가 노는 바다 놀이터앞에서 모여서 방생기도회를 한다고 
꾸역꾸역 모여드는데 허, 참 이것 난감합니다.
수영복도 입지않았고 그냥 집에서 입는 팬티바람에 바다속에 들어가서 수영을 하고 놀고 있는데  
무언의 의중으로 우리보고 물속에서 빨리나와서 자기네 방생 기도회를 할수있게 
그만 나오라고 하는것같아서 우리친구들은 물속에서 뻘쯤하게 구경하다가 결국 나와야 했습니다.
 
저쪽길에는 수족관 차가 와서는 아나고를 두자루 내려서 보살들앞의 물가에 내려놓고갑니다.
해인대장님 이것 방생하는고기가 아나고인것을 보시더니 한20kg되는 양파망에 담겨진 
고기를 보시고는 좀 기다렸다가 방생하는 고기 도망을 멀리 않가니 이놈들 좀 잡아가자고 하십니다.
어느사찰의보살들인가 아마 열댓명은 되시겠는데 우리가 재미있게 물속에 놀고있는데 
그만 흥을 다 깨고 우리를 물밖으로 다 내몰아서 결국 우리가 그만 철수를 하게되었습니다.
쵸이는 오늘 물이 따뜻하니 좋다고 내일 작살과 물안경 가지고 다시오자고 합니다..
일단 우리는 방생법회 때문에 그냥 철수를 하게되었습니다.
1년만에 다시 찾은 해수욕장을 좀 섭섭하게 마감을 하게되었습니다.
철이 지난바다가 조용하니 참 조용하고 물도 따뜻해서 좋았는데 말입니다..
이제 만약에 내일 다시 못가면 내년에 물속에 들어가야되겠네요..
오늘의 친구들과의 만남이 정말 좋았던 하루였던것같습니다...
내년의 여름에는 날이 좋아야 할텐데요..
올해는 우리나라의 고기잡는 어황이 나빠서 고기(생선)을 수산회사마다 적게 잡았다고 합니다.
올추석에 생선값이 많이 올라서 이래저래 서민들의 고민은 커가는 가을이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