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
이런 사람이 벌써 아들 장가 보낼 나이가 되었습니다.
이제 방금 아들과 혼사문제로 처음 대면 하는 어려운 자리에 있는 아가씨측의 부모님을 뵙고 왔습니다.. 서로 앞으로 사돈이 될 어려운자리인데 나이차이가 많이 나니 저는 형같이 집사람은 언니같이 여기고 만나고 왔습니다. 그집은 막내셋째딸이고 우리 아들은 큰아들이니 부모님들의 나이차이가 나는것은 당연하지요. 오늘 이런 자리임에도 저는 일을 하러 가는날이었습니다. 어제 이런 자리를 아들이 만든다기에 내가 음식점을 그쪽아가씨집이 가까운 동래 허심청안에 있는 어가(御街)라는 일식집으로 잡을것을 권했습니다. 아들이 아가씨와 둘이서 먼저 사전 답사차 같이 식사를 어제 해보고 예약을 한것같습니다. 조용하니 일식점도 상견례 자리로는 괜찮은편입니다. 일년에 넥타이 메는일이 열번도 않되는 저인지라서 여름양복은 원래 없습니다. 집안의 어른들이 않계신까닭에 저와 집사람은 어찌 할줄 몰라서 어제 저녁에 일마치고 저는 여름양복을 부랴부랴구입했고 우리집사람도 낮시간에 정장한벌을 긴급 공수 했습니다. 우리집은 무슨 번개불에 콩볶듯이 일처리를 합니다. 저도 왠만 하면 여름이고 해서 남방이나시원하게 반팔 와이셔츠 정도로 나갈려고 했는데 시선님의 고마우신 어드바이스도 있고 해서... 아무래도 어려운 자리인데 더구나 첫대면에 실례를 해서는 않되겠기에 .. 그리고 또 여름에 다른일로 양복을 입어야 되는 경우가 생기는 나이다보니 결국 여름양복이 한벌 있어야 겠기에 평생 양복하고 거리가 먼 저도 양복을 구입하는것이 낫겠다로 결론이 섯기때문에 일마치고 얼른가서 양복을 샀습니다. 요즘 기성복이 널려깔렸습니다. 한 20~30만원대면 명품은 아니더라도 입을만한 양복이 천지입니다. 일단 저도 옷을 구입했고 집사람은 휴가중이니 낮시간에 예쁜 정장을 구입했는가봅니다. 일단 저도 아들 결혼은 결혼이고 먹고 살아야하기에 일찍작업을 나갔다가 일이 일찍되면 일하고 들어와서 만나러가고 일이 시간이 많이 걸리면 일 않하고 바로 집으로 들어갈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우리 사무실 소장에게 이런저런 사연을 이야기했더니 다른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해서 제일 먼저 작업에 넣어줘서 일찍마치고 시간에 맞게 집에 들어올수 있었습니다. 이번 양가의상견례 시간을 나같으면 저녁 7시로 잡았을것인데 우리 아들은 낮 오후3시로 늦은 점심을 잡았다고 합니다. 어제 저녁에 왜 시간이 어중간 하냐고 물었더니 그냥 대답도 잘 않하고 그쪽집에서 시간을 그리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하긴 일단은 우리가 끌려가는 입장이 되다보니 .... 시간이 좀 어중간 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집에서는 찬밥 더운밥 가릴형편이 못되는 실정이라서 상대방이 하자고 하면 무조건 하는것이 맞는것같아서 편한대로 하게 했습니다. 그바람에 내가 우리 사무실 식구들에게 양보를 구하는 민폐를 끼쳤습니다. 일단 오늘 따라 내가 바쁜줄 기계도 아는지 소장이 일찍 볼일이 있어서 일시켜준다고 하는데 작업이 시작하자말자 배의 물건을 들어올리는 윈치(크레인)이 고장나버렸습니다. 내 마음은 쌔까맣게 속이 타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시간약속은 칼같이 지키는 사람인데 혹시나 실수를 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 가운데 다행이도 점심 시간전에 하차를 하고 바로 집으로 와서는 샤워를 마치고 양복을 입어보니 내가 장가갈 선보는것같습니다. 돈이 양반입니다... 그 동안 좀 없어보이던 얼굴도 양복을 입고 보니 괜찮습니다. 머리에 빗질을 하고 헤어스프레이도 좀 뿌리고 보니 아주 한인물 납니다.. 내가 정말 선보러 가는것같습니다.
우리 아들과 사귀는 아가씨 이름과 같은꽃입니다..(수연)
이제 집사람과 아들 차를 타고서 출발을 하는데 오늘따라 왜이리 차는 밀리는지 원, .... 우리집은 사하구 다대포쪽인데 동래 온천을 가야하는데 도시고속을 타고 가야하는데 오늘따라 차가 엄금엉금 거북이 걸음을 합니다. 시간은 이제 약 40분정도 남았는데 속이 탑니다.. 처음 만나는 날에 지각을 하면 사람을 어찌 보겠습니까... 방법이 없습니다.....일단 길이 맊히니 부지런히 갑니다. 도시고속 끝까지 가서 구서동에서 내려 온천장에 허심청에 도착하니 약 10분전입니다.. 참 절묘한 타이밍입니다... 일단 자리를 찾아서 들어가니 아직 아가씨측은 다행이도 도착하시지 않았더군요.. 자리를 하고 좀 기다리니 이제 오시는데 사돈되실 아가씨 아버지는 연세가 65세쯤 되셨고 어머니는 저와 쥐띠 동갑이신 62세입니다. 저와는 어머니는 12살 아버지는 15살 정도 차이가 나니 아무래도 세대차이가 좀나는것같은것을 느낍니다. 일단 간단하게 인사를 주고 받고 저는 명함을 한장건내고 이렇게 예쁜 따님을 저희 집에 보내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를 드리고 정중하게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는 간단한 식사와 술안주가 들어오고 서로 아이들 이야기와 혼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쪽에는 아주 경험이 없고 집안에 어르신들이 않계시다보니 많은 지도를 바란다고 말씀을 드리고 허물없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일단 약혼식은 않하는것으로 합의를 봤고 그리고 함은 보통 요즘 간단하게 하는것이 추세라서 아들이 혼자 함을 지고 가거나 아니면 사주 단(상)자를 가지고 아가씨네집을 찾아가는것으로 이야기는 되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결혼식날은 일단 사주단자를 받아보고 음력으로 올해를 넘기지 않는것으로 하자는데 합의를 보았습니다.. 허례허식은 피하고 예단은 아기씨측에서 예단을 보내면 쓸만큼 쓰고 다시 아가씨네집으로 돌려보내면된다고 하시기에 그리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그냥 집수리나 하고 결혼식에 들어갈 비용과 예물에만 신경쓰면되겠습니다. 그리고는 앞으로 사돈될 어른과 즐겁게 소주 한잔 하고 뜻있는 시간을 보내고 맛있게 식사하고는 다음에 더 논의하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우리 아들은 아직 직장에서 계급이 낮아서 돈은 잘 못벌지만... 아가씨 밥은 않굶기겠다고 하여서 많이들 웃었습니다... 어느덧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제법 시간이 흘러서 자리를 끝내야할 시간입니다. 일단 오늘의 상견례는 생각보다 잘된것같습니다.. 우리는 아이들 차를 타고 지하철 역에서 내리서 지하철 타고 오고 아가씨측은 아가씨 어머니가 차를 몰고 아버님 모시고 집으로 가셨습니다. 아직 아들이 이번주 내내 휴가이니 둘이서 재미있게 놀러가라고 둘이 그냥 보내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앞으로 헤쳐나갈 험난한일이 많이 있겠지만 양가의 어머님들이 서로 상의 해서 해결하면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벌써 내 아들이 결혼할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참 격세지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