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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노바는 왜 굴을 즐겨 먹었을까.?
짬스탑
2008. 11. 10. 17:19
이 글은 중앙일보에서 가져왔습니다..
[박태균의 식품이야기] 카사노바는 왜 굴을 즐겨 먹었을까.?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 제87호 | 20081108 입력동서고금을 통해 가장 유명한 정력 식품은 굴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선 ‘사랑의 묘약’이라 불렀다. 굴의 외양이 남성의 고환과 닮아서다. 반대로 고대 유대인은 금욕 생활을 위해 굴을 멀리했다. ‘굴을 먹어라, 그러면 더 오래 사랑할 수 있다(Eat oyster, love longer)’라는 서양 속담과 해산물을 날로 먹지 않는 서양인이 굴만은 생식한다는 사실을 놓고 봐도 서양에서 굴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희대의 플레이보이 카사노바는 매일 저녁 식사 때마다 굴을 50개나 먹었다는 말이 전해진다. 굴이 정력에 이로운 것은 아연·아르기닌·글리코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 중 아연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와 정자 생성을 돕는 미네랄이다. 아연이 부족하면 미각이 떨어지거나 성장 발육이 더뎌질 수 있다. 정자를 꺼내 시험관에 넣고 아연을 투여하면 정자의 활동성이 증가한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셀레늄과 함께 아연을 ‘섹스 미네랄’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래서다. 굴을 두 세 개만 먹으면 아연의 하루 섭취 권장량이 채워진다. 아르기닌은 산화질소의 원료가 되는 아미노산이다.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는 (음경) 혈관을 확장시키는 산화질소의 특성을 이용한 약이다. 아르기닌은 또 정자의 구성 성분이다. 섭취하면 정자 수가 증가하고 정자의 활력이 커진다. 굴의 당질은 대부분 글리코겐이다. 우리가 노동·운동을 심하게 하면 체내에 저장돼 있던 글리코겐이 고갈되면서 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잦은 성생활로 활력이 떨어졌을 때 굴을 먹으라고 권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굴은 여성에게도 ‘귀물’이다. 클레오파트라의 애호 식품이었다. 고운 피부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 러나 굴이 왜 여성의 피부에 미백 효과를 주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젊은 여성에게 흔한 빈혈을 예방하는 데도 굴이 효과적이다. 철분이 풍부해서다. 굴 8개만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철분이 충족된다. 악성 빈혈의 예방 성분인 비타민 B12도 꽤 들어 있다. 굴은 요즘이 제철이다.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먹는다. 특히 12~2월에 캔 굴에는 지방·글리코겐이 가장 많이 들어 있어 맛도 절정이다. 서양에선 알파벳 ‘r’이 들어 있지 않은 달(5∼8월)엔 굴을 먹지 않는다. 이때가 굴의 산란기인데 산란 때는 쓴맛이 나고 더운 날씨 때문에 비브리오균 등 식중독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굴은 날로 먹는 것이 영양적으로나 맛으로나 가장 뛰어나다. 특히 알맹이가 잘고 옹골찬 자연산 굴이 좋다. 생식할 때는 껍데기가 붙어 있는 굴(석화)을 사는 것이 좋다. 생굴을 먹을 때는 레몬즙을 뿌려 먹는다. 맛도 좋게 하지만 레몬에 든 산이 살균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신선한 굴은 젖빛 광택이 난다. 오돌오돌하고 손으로 눌렀을 때 탄력이 있어 바로 오므라드는 것이 상품이다. 가장자리의 검은 테는 선명할수록 좋다. 굴이 전반적으로 퍼져 있는 것은 오래된 것을 소금물에 불려 싱싱한 것처럼 눈속임한 경우일 가능성이 크다. 굴을 씻을 때는 소금을 넣은 찬물을 이용한다. 맹물로 씻으면 단맛이 빠져나간다. 굴을 깔 때 나오는 굴즙에 담가 두는 것이 최선의 굴 보관법이다. 이 상태로 2일가량 냉장 보관이 가능하다. 겨울엔 어리굴젓의 맛도 일품이다. 어리굴젓은 충남 서산 간월도의 자연산 굴로 만든 것이 명품이다. ‘얼간’이 ‘짜지 않게 간하는 것’을 뜻하므로 어리굴젓은 ‘짜지 않게 담근 굴젓’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