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예전의 장식품.

짬스탑 2007. 8. 27. 22:14

나 같이 없이사는 사람에게는 난방비며 옷값이며 아무데서나 뒹굴어잘수 있는 
여름이란 계절은 정말 복 받은 계절입니다.
저도 여름을 사정없이 좋아하지만 나이가 들어 군대생활이후로는 
여름이란게 좀 고통스럽기도 합니다.
뭐 군대라야 방위를 받았지만 그 무더위에 ATT 측정훈련이라도 걸리면 
이 여름에 10km군장구보에 사격에 여러가지 훈련으로 좀 괴로웠던 시절이있었습니다.
어릴적에는 아무데나 특히 남의집 그늘밑의 평상이라도 앉아서
졸기도 했고 그 느낌이 지금도 맛보고싶을정도로 그립습니다.
우리 아버지가 우유 대리점을 하시다가 다 털어 먹고 
감천이란곳에 아시는분들의 연고로 해서 오게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감천시장뒤에 염소 키우는 목장집이 여럿 있었는데 
그 집 중에 한곳에  마당에는 큰무화과  나무가 자리잡고 그 옆에는 
"여자"라는 덩쿨식물을 평상위의 그늘막으로 키우던 염소농장이 있었습니다.
여자라는 열매가 우둘투둘한것이 오각형의 파란열매가 익으면 노란열매로 변하면서
약간 길게 오이사촌쯤 되는것 같은데 다 익으면 쫙벌어져서 속이 터지는데 
그 속의 씨가 또 걸작입니다.  그 씨는 거북이 같이 생겼습니다.
그 곳에서 놀다가 시원한 바람이 불면 졸기도 하고 어떨때는 낮잠도 자기도 했습니다.
어린시절의 여름은 너무 좋았습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웠지만  그 당시는 모두들 그렇게 살았기에 
그게 약간의 불편함이었지. 그 이상은 아니었습니다.
이제는 여름이 그 당시보다 더운것인지 아니면 내가 살이쪄서 더운것인지 
더위를 참기가 정말 괴로울지경입니다.
어린시절에는 무더위가 마냥 좋았습니다.
얼마 해보지않은 학창시절이지만.
날이 더우면 여름방학이란것이 있어서 한달간 줄창 노는것입니다.
돈도 모르는시절 이렇게 노는것보다 더 좋은것은 없었습니다.
매미도 잡고 여치잡으로 들깨밭도 누비고 다니고 
또 친구들단체로 모여서 수영도 가고 말입니다.
친구들 각자 건빵 한봉지 살돈만 있으면 걸어서 송도 해수욕장까지 가서 
신나게 수영하고 입술이 파래지도록 놀다가 점심이라곤 건빵 한봉지로 
배를 채우고 백사장에 옷을 벗어놓고 돌아가며 옷을 지키는 일이랑
바다속에 자맥질해서 큰 구슬 고동이나 백합을 잡아서 비닐봉지에 
담아와서 집에와 해금을 시켜 된장도 끓여먹던 기억이 아스라히 남아있습니다.
이렇게 더위를 피하면서 살았는데 지금시절에는 집집마다 
에어콘이 없는집이 없고 전기세는 뒷전이고 
일단 이 무더위를 피하고 보자식입니다.

예전에는 선풍기가 집집마다 몇대식있지만 여러해를 쓰는집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변했습니다.
바로 에어컨디셔너라는기계가 등장한것입니다.
바로 틀면 찬바람이 아주 시원하게 쏟아져 나오는 정말 신기한 기계입니다.
그런데 이 기계가 좀 신나게 돌리면 전기를 무려 선풍기 30대를 
한참에 돌리는 정도의 전기를 사용합니다.
가격도 만만치 않아서 무려 1백만원을 홋가 합니다.
한대에 약백만원을 홋가하는 에어콘을 마음대로 돌리려면 전기세가 
약 3십만원정도로 나오는데 일반 서민들은 이게 겁이나서 에어콘이 
그냥 장식품으로 서있다가 아주 더울때만 잠깐 돌리고 합니다.
이 전기세가 누진제이다보니 너무 부담이 되어서 전주의 어느용감한 주부가 
전기세누진제는 위헌이라고 헌법소원을 냈는데 그만 기각되고 말았다는것입니다.
일단 재판에도 올라가보지못하고 졌지만  행복 추구권과 누진제의 부당성을 
고발했던 그런 용기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냅니다.
솔직히 이런 에어콘을 예전에는 장식품겸 과시용으로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이제부터 아열대 기후가 쳐들어와서 
여름이 아주 쪄 죽일듯이 날이 무덥습니다. 
제주도밑에서 잡히던 열대성어류가 지금은 동해안까지 올라오고 
여름철에 보기가 어려웠던 해파리가 부산의 해운대 해수욕장을 습격했습니다.
자꾸만 기후가 변하는데 우리인간들은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겨울은 너무 따뜻하게 되었고 여름은 저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를 닮아가는것 같습니다.
이제 예전의 장식품이 이제는 없어서는 못 살것같은 기계로 바뀌었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필요를 못느끼다가  자꾸 사용하니 이제 이것이 없는날을 
생각할수 없게끔 우리의 머리속이 쇄뇌되어 부채는 정말 구경하기도 힘들어졌습니다.
전기도 안들이고 약간은 피곤하지만 즐거움과 시원함을 주는 
합죽선이라든지 태극선이며 예전의 부채의 아름다운은 기억은 
점점 멀어져가는것 같아서 안타까운 여름입니다....